[‘테스트 파일럿’의 세계] 극한 뛰어든 美 여성 파일럿 소수지만 당당히 활약 펼쳐

입력 2015-03-14 02:03

수재나 달시 헤네먼(사진 위)씨는 세계적인 방위산업체인 미국 보잉사의 첫 여성 테스트 파일럿이다. 1974년 입사한 그는 7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뒤 1985년 테스트 파일럿으로 임명됐다. 세계 최고의 항공산업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여성 테스트 파일럿은 많지가 않다. 보잉에서도 테스트 파일럿 40여명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하다.

헤네먼씨는 여객기 777-200의 시험비행팀을 이끄는 등 보잉이 제작한 상당수의 항공기 시험비행을 이끌어 왔다. 700-300ER 기종에 대한 시험비행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선임 시험비행사로 사막과 바다, 산악지형 등 다양한 환경과 40도가 넘는 고온과 영하 40도의 저온 등 극심한 조건 속에서 537시간에 걸쳐 다양한 엔진시험과 비행테스트를 했다.

메건 로버트슨씨와 베티 브레커씨는 2012년 여성 테스트 파일럿으로만 구성된 시험비행팀을 이끌고 신형 치누크 헬기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이들은 공군과 해군, 육군에서 수년간 항공기를 조종해본 경험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엄격한 미 연방항공청의 테스트 파일럿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시애틀 본사에서 일하는 크리스틴 월시(아래)씨 역시 뛰어난 테스트 파일럿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시씨는 “냉정한 판단력과 이성, 엄청난 용기를 지녀야 하는 일이지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비행을 해봐야만 파악할 수 있는 항공기의 허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힘든 일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날씨와 지형조건 등 시험비행에 가장 좋은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시간에 임무에 투입돼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