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한국인 가슴 속의 신명, 농악

입력 2015-02-27 02:20
농악대의 채상모 공연. 한국민속촌 제공

농악의 백미는 꽹과리이다. 꽹과리 소리는 널리 퍼져나간다. 북과 징 소리가 어우러져도 마을을 들썩거리게 하는 힘은 꽹과리가 갖는다. 농악대를 이끄는 상쇠가 꽹과리를 두들기면 ‘한번을 쳐도 천번 울려오고 천번을 쳐도 하나로 맺어져서’ 오는 쇳소리가 신명을 불러일으킨다.

농악은 본래 풍물과 풍장, 또는 두레 등으로 불렀으나 광복 이후 국악을 정리하면서 세시풍속과 관련된 연희를 농악으로 통칭하였다. 농악이 울려나오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지고 흥이 난다. 동구 밖이든 밭두렁 논두렁이든 판이 벌어지면 긴 열두 발 상모가 돌아가듯 함께 즐겼다. 농악에는 놀이도 끼어들었다. 무동이 나오고, 잡색들이 재담을 하며, 북춤과 버나돌리기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2014년 11월 27일 한국농악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되었다. 농악이 공동체의 음악이자 춤이고, 공연예술뿐 아니라 의례 기능까지 가진 것을 평가했다. 그날 유네스코 파리 본부 회의장에 갖가지 고깔과 복색을 한 7명의 농악대가 등장했다. 소고춤을 추고 상모를 돌린 짧은 공연에 각국 참가자들이 기립해서 환호했다. 한국문화재재단 김광희씨는 “그 장면이 가슴 벅차고 울컥했다”고 말한다. 오는 3월 5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여러 지역에서 꽹과리를 울리며 달집을 태우고 풍년을 기원할 것이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