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비밀병기’ 정인욱(25)과 구자욱(22)을 앞세워 올해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삼성에선 주축 선수들이 다쳐 제 역할을 수행할지 못할 때 신예들이 혜성같이 나타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왔다. 지난해 박해민(25)은 군에 입대한 배영섭(29)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그 이전 해엔 이지영(29)이 부상을 입은 주전 포수 진갑용(41) 대신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삼성은 올해에도 5선발 배영수(34)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났고 중심 타선은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통합 5연패를 장담하고 있다. 바로 투수와 타자로 정인욱과 구자욱이 각각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5선발로 낙점된 정인욱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며 프로야구 개막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컨디션을 89∼90%가량 끌어올렸다”면서 “남은 기간 실전 감각을 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9년 삼성에 입단한 정인욱은 2010년부터 세 시즌 동안 11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냈다. 2013년 상무에 입대했다가 제대해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정인욱은 2년간의 공백과 주위 기대감에 부담이 없느냐고 묻자 “걱정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성적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새로운 기분 속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이제 내 공만 던지면 된다. 그러면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정인욱은 자신의 공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직구 속도가 시속 140㎞ 정도 나오는데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140㎞ 후반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투심 계열의 변화구도 함께 연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에 더 집중해서 군대에 가 있던 2년 동안 팬들에게 못 보여 드린 모습을 모두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면 구자욱은 ‘기대주’라는 말이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정인욱과 달리 1군 무대에서 뛰어 본 경험이 전혀 없다. 그는 “내가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게 신기하다”고 쑥스러워했다.
구자욱은 2012년 드래프트 2차 3순위로 입단했다. 그해 12월 입대한 구자욱은 2014시즌 상무에서 타율 0.357(남부리그 1위) 3홈런 48타점 27도루 출루율 0.447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수위타자상도 받았다. 최대 장점은 내야와 외야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수비능력이다. 류중일 감독은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 대타 요원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자욱은 이날 대부분 선수가 오후 3시쯤 숙소로 복귀한 뒤에도 한 시간 더 타격연습을 했다. 그는 “1군에서 많은 관중들 앞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며 “다른 목표는 없다. 1군에 진입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 전훈지를 찾아서] ‘파란사자’의 비밀병기 구자욱·정인욱
입력 2015-02-26 02:32 수정 2015-02-26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