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신발·옷 덜 샀다… 가구당 지출액 작년 첫 감소

입력 2015-02-26 02:56

소비심리가 올해 들어 다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나아져서가 아니라 돈 쓸 일이 늘어날 것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3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101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1포인트씩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지난해 5월(105)보다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지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을 경우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를 과거보다 좋다고 인식한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을 경우엔 그 반대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경기가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경기 판단보다는 지출 전망이 소비자심리지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소비지출전망 심리지수는 109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새 학기를 앞두고 교육비 지출이 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심리지수는 각각 71, 87로 전월보다 3포인트씩 하락했다. 경기는 나쁜데 돈 쓸 일만 늘어난다고 소비자들이 느낀다는 의미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가구당 의류와 신발 구입비가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의류·신발 구입 목적의 월평균 지출은 16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의류·신발 지출이 줄어든 것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에 대한 소비 비율)도 72.9%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