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비 측정 기준 엄해진다… 내년부터 대폭 강화

입력 2015-02-26 02:06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관계자를 인용해 “자동차 연비 표시의 정확도를 높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새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생산 업체가 스스로 연비를 측정해 표시해 왔으며 EPA는 일부 차량을 선별해 연비를 점검하거나 사후 감독하는 등의 제한된 역할만을 해 왔다.

새 기준에는 타이어 안정화를 위해 시속 50마일(80㎞)로 30분간 달린 뒤 차량의 연비를 측정해야 하며 갓 출시된 차량이 아닌 4000마일(6437㎞) 정도를 달린 차량을 대상으로 연비를 측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2017년형 차량부터 적용돼 실제 적용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전망된다. 다만 의무조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기준 강화로 자연스럽게 연비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연비 과장 업체에 대한 벌금을 강화해 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10년 넘게 유지해오던 현행 규정을 바꿔 자동차 업계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미국 정부는 또 2025년까지 각 업체가 자동차 연비를 갤런(3.79ℓ)당 54.5마일(87.71㎞) 즉 ℓ당 23.14㎞까지 의무적으로 높이도록 정해둔 상태다.

지난해 11월 현대·기아차는 연비과장 문제로 1억 달러(약 1073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EPA와 합의했다. 미국의 포드와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