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가 국내에서 확인됐다. SFTS 바이러스 감염은 격리가 필요할 정도로 사람 간 감염이 흔하게 일어나지 않으므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확인된 환자의 국내 치사율(지난해 기준)이 30%로 높은 편이라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9월 SFTS 바이러스 감염 환자 A씨(68·여)를 치료하던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의료진(의사 2명, 간호사 2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패혈증 증상이 있었던 A씨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온 다음 날 숨졌다. A씨로부터 감염된 의료진은 모두 완치됐다. A씨는 치료 당시 쓰쓰가무시증이 의심됐으나 숨진 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된 의료진 4명은 A씨를 치료하고 6∼10일 뒤 가볍게 앓다가 나았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할 때 혈액, 체액 등에 의한 감염을 주의하라는 사전 경고는 이미 돼 있었다”며 “A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이었고,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특수한 경우여서 부득이하게 감염에 노출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SFTS 바이러스는 2009년 중국에서 야생진드기에 의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신종 감염병으로 확인됐다. 고열 구토 설사 등이 주요 증상이다.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해 혈뇨나 혈변을 볼 수 있다. 치료약이 없다보니 열이 나면 열을 내리는 등 증상에 대응하는 치료만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처음 환자가 나왔다. 국내 치사율은 지난해 기준 30%다. 5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5명이 숨졌다. 2013년에는 치사율이 47%였다. 보건 당국은 실제 치사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10% 미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가볍게 앓고 넘어가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를 포함하면 실제 치사율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2년간 국내 SFTS 바이러스 감염은 야외활동이 많은 4∼11월에 발생했다. 환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었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야외활동을 할 때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거나 풀밭에서 용변을 보는 행동 등을 삼가야 한다. 야외활동을 한 뒤에는 몸을 씻고 입었던 옷은 빨아야 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야생진드기’ 사람 간 전염됐다
입력 2015-02-26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