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진흥법 개정안 국회 상임위 통과했지만… 대한체육회-생활체육회 통합 ‘산너머 산’

입력 2015-02-26 02:35
국내 엘리트 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KOC)와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추진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두 단체를 2017년 2월까지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24일 통과시켰다.

하지만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와 두 단체의 주도권 싸움 때문에 최종 통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통합 법안은 과거에도 수차례 국회와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이해관계로 무산된 바 있다.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한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는 것이다. KO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한국의 올림픽 기구다. 정부와 정치권은 KOC를 별도 단체로 분리해 스포츠 외교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체육계는 분리될 경우 선수 육성과 선발 및 파견이 이원화돼 심각한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대한체육회와 KOC가 분리됐던 1960년대 국제대회 참가 여부를 놓고 양측 갈등이 극에 이르자 손기정 선생이 삭발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번 통합 법안은 당초 2017년 2월까지 KOC를 분리한다는 조항을 담았다가, 대한체육회가 강력 반발하자 ‘향후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KOC 발전방안을 논의한다’고 수정됐다.

아울러 대한체육회는 국민생활체육회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보다는 법안 개정 과정에서 재정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법정 법인화’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체육계가 체육단체 대통합이라는 명제에는 찬성하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실질적인 통합까지는 숱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