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암흑기 밝힌 ‘2개의 태극기’

입력 2015-02-26 02:13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제공

서울시 은평구가 운영하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관장 황평우)은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25일부터 문화재가 된 태극기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4월 30일까지 이어지는 ‘광복 70년! 미래 천년! 진관사, 강릉 선교장의 독립운동 태극기’란 제목의 기획전이다.

기획전의 중심은 일제시대 제작된 두 개의 태극기다. 2009년 은평구 진관사의 칠성각 해체 복원 조사 중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사진 왼쪽)’는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되었지만 형태는 완벽하다. 1919년 독립운동 현장에 쓰였던 태극기로 보이며, 우리나라 사찰에서 태극기가 발견된 경우는 진관사가 유일하다. 특히 놀라운 것은 태극기가 일장기 위에 덧그려졌다는 점이다. 일장기를 거부하고 일본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을 표현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최대 한옥인 강릉 선교장에서 보관해 온 ‘선교장 태극기(오른쪽)’는 이강백 선교장 관장의 증조부 이근우씨가 19세기 말 만든 것으로 알려진 희귀본이다. 선교장 내 동진학교에서 사용하던 2개의 태극기 중 하나로 땅속에 묻어뒀다가 광복 후 하나는 임시정부에 기증했고, 하나는 선교장에서 보관해 왔다. 문화재청은 25일 강릉 선교장 소장 태극기를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두 개의 태극기 외에 3·1운동 뒤 국내와 중국에서 간행된 항일 신문들과 김구 선생이 선교장에 내린 휘호, 안익태의 ‘코리아 심포니’ 친필 악보 등도 공개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