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의 선교지를 방문했는데, 선교사들이 생명을 걸고 제자를 양성하고 있더군요. 마음껏 예배드리지 못하는 그들의 열악한 상황을 보면서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길 한국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 사무실에서 만난 전 UBF 세계대표 전요한(74) 선교사는 이같이 말하며 “선교사들을 파송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후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UBF 세계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2012년부터 UBF CME(Continuous Missionary Education) 총괄 디렉터로서 ‘선교사 계속 교육’이란 제2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지금은 오는 4∼6월로 예정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선교지 방문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전남대 의대 1학년이었던 1960년 UBF를 통해 처음 복음을 받아들인 뒤 50여년 동안 제자훈련에 매진한 대학선교 전문가다. 28년간 UBF 한국대표(1977∼2005)를 역임했고, 이후 6년간 미국 시카고에 있는 UBF 본부에서 세계대표로 일했다.
은퇴 후 처음엔 의사 출신답게 아프리카에서의 의료선교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 세계 캠퍼스를 누비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돕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선교사 재교육에 뛰어들었다. “제가 UBF 한국대표로 있는 동안 전 세계로 250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어요. 현재 1600명 정도가 현지에서 계속 사역 중인데, 이들을 향한 일종의 책임감도 느꼈죠.”
그는 지난 3년 동안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UBF 파송 선교사들의 사역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의사 교수 사업가 등 전문인으로서 자비량 선교를 하는 평신도 선교사들이다. 그곳에서 선교사들에게 일주일간 사무엘상·하, 에베소서, 갈라디아서 등 성경강해를 하며 영적 갈급함을 해소해줬다. 자녀교육과 현지 사역 등의 고민을 들어주며 상담하는 한편 이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사역도 병행했다.
선교사 재교육에 대한 선교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는 “영적으로 회복된 선교사들이 세계 캠퍼스 선교와 관련해 더 큰 비전을 품고 결단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 선교사는 자신의 뒤를 이어 UBF CME를 섬길 사역자를 세운 뒤 복음의 땅 끝이라 일컬어지는 ‘중동’ 선교를 향한 뜨거운 소망을 위해 헌신할 계획이다.
“아무리 중동권에서 선교의 자유가 없다 할지라도 예수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명령에 순종해야 합니다. 마지막 때에 복음의 전사로서 전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인터뷰] 前 UBF 세계대표 전요한 선교사 “선교사 파송 만큼 다양한 후방 지원도 중요”
입력 2015-02-26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