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57) 코트라 사장은 확실한 신념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코트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사내에서는 임직원들, 사외에서는 유관기관 및 중소기업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 ‘맏형’ 같은 역할을 자임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 사장 접견실에서 김 사장을 만났다.
-코트라 사장이 된 지 1개월 반 정도 됐다. 느낀 점을 말해 달라.
“공무원 할 때는 정책 입안하는 입장이었는데, 여기는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정책의 효과나 고객의 반응을 바로 느끼니까 역동성이 있다. 여기 업무영역은 산업통상자원부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분야가 다양하고 자유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코트라가 중소기업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2020년 국민소득 4만 달러, 무역 2조 달러를 얘기하는데 중소기업 저변 확대를 안 하면 그 목표는 이룰 수 없다. 모든 사업의 중심은 중소기업에 있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강조하는 부분이다.
둘째는 다른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서 정말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이면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통과 협업을 얘기하고 있다. 코트라는 가장 중요한 지원 수단이 정보 제공이다. 마케팅, 수출 상담이나 상품 전시회도 중요한 지원 수단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 그것만 필요한 게 아니라 자본, 기술, 인수·합병(M&A) 지원, 인력 지원 등이 다 걸려 있다. 코트라가 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글로벌비즈니스 플랫폼’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기업의 해외 진출 시 코트라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다른 기관이 체계적으로 연계돼 패키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협회 등 유관기관과 정례적 모임은 있나.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경쟁·갈등 관계에 있었다. 실무선에서 협력하려고 해도 위에서 틀면 안 된다. 실질적 내용을 실무선에서 만들려면 윗사람들끼리 교감이 있어야 한다. 무협 부회장이 고등학교 동기다. 만나자고 했더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양측 임원이 함께 만나서 저녁 먹으며 협력하기로 했다. 무협은 사업자 단체고 우린 공공기관이다. 우리가 못하는 민간부분은 무협이 할 수 있다. 무협이 못하는 공공영역은 우리가 한다. 특히 우리는 해외조직망이 있어서 현지 지원이 가능하지만 무협은 그런 조직이 없다. 서로 협력하면 잘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비해 무협이 국내에 FTA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코트라는 올해 중국에 지원센터 4곳을 만든다. 국내와 해외 기관을 연계하면 효과가 당연히 좋아지지 않겠나.
얼마 전 중진공 이사장도 만났다. 그분이 코트라 글로벌경영연구회를 만들어서 이끌었던 분이다. 코트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래서 양 기관 같이 협력하기로 했다. 중진공 이사장의 관심은 중소기업 해외 현지화인데 해외 정보가 없다. 그럼 코트라 조직을 이용하면 된다. 코트라는 국내 지방 접점이 없으니 중진공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로 노(NO)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선 우리 기관장끼지 1년에 한두 번 만나고 이걸 뒷받침하는 실무적 정례 협의회를 갖기로 했다.”
-최근 중국 청두에서 무역관장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는 뭔가.
“중국에 무역관이 19개 있다. 중국에서 처음 무역관장 회의를 했다. 중국이 우리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나 된다. 한·중 FTA가 작년 말에 타결되고 발효를 기다리는데,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느냐 못 하느냐의 키는 중국시장에 있다. 그동안 단순히 중국 동해에 많이 진출했지만 지금 남은 블루오션은 중서부 내륙이다. 무역관장 회의를 청두에서 한 것도 그곳이 중국 내륙시장 진출의 교두보이기 때문이다.”
-산업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해외 소비자나 시장 관련 실질적인 정보 등이 중요하다. 코트라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코트라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런 거다. 전 세계적인 현지 조직망에서 시장의 변화나 요구, 환경의 변화를 보고 읽는다. 그런 살아 있는 생생한 정보를 전해줘야 한다. 그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코트라의 경쟁력이다. 우리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에 대한 심층분석 등에 있어 코트라 자료는 최고 수준이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받도록 하겠다.”
-중소기업 현장을 많이 돌아다니겠다고 말했는데.
“코트라는 서비스 기관이다. 서비스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에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현장을 모르면 무슨 서비스를 하겠느냐. 코트라에는 서비스 자문단이 있다. 전국에 50명 정도 자문단 그룹이 있는데, 지역 대표들 모셔서 얘기도 많이 들어보고 직접 현장에 가서 애로상담회도 갖는다.”
-직원들이 해외 각국에 나가 있는데, 전체 직원 간 소통이나 내부적 유대 강화는 어떻게 하나.
“코트라 직원들은 국내 근무 3∼4년, 해외 근무 3∼4년 왔다 갔다 한다. 그러다 보니 부서 간 서로 대화하고 협의하는 게 약하다. 그래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전 직원 모임을 하자고 했다. 모임에서는 성공한 사람, 도전한 사람 등 외부 유능한 인사를 모셔서 강의를 듣는 것으로 대체한다.
또 70명 이상 되는 팀장급 확대 간부회의를 한 달에 한 번 하기로 했다. 중간간부 이상이 직접 모여서 각 본부에서 하는 일을 발표하고, 거기에 대해 코멘트하고, 서로 의견 제시하고, 사장과 직접 의견도 교환하면서 소통하는 자리다.
문제는 해외다. 온라인을 통해 간부회의한 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고, 제가 이야기한 것 중 공유가 필요한 것은 해외 무역관에 보내라고 한다. 그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소통을 한다. 직접 듣고 만나는 것도 중요한 만큼 가능하면 빨리 무역관장회의를 세계 각 지역별로 다 하려고 한다.” 오종석 산업부장 jsoh@kmib.co.kr
[데스크 직격 인터뷰-김재홍 KOTRA 사장] “中企 해외시장 진출 맞춤형 패키지로 도울 것”
입력 2015-02-27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