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준비로 한창 분주한 때다. 이 시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엄마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내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지, 친구는 잘 사귈지, 선생님 말씀은 잘 들을지…. 그런데 엄마의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다. 단, 아이와 '눈높이 대화'를 수시로 해야 한다.
올해로 24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서울 온곡초 이종혜(47·서울 광염교회·사진) 교사는 "새 학년을 맞이하는 아이들은 궁금한 것도 많고, 어른들 만큼이나 고민거리도 다양하다"며 "이때 멘토가 필요한 데 그 사람은 바로 엄마"라고 말했다.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예책)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바른 자존감이 있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새 친구 사귀기 등 다른 여러 문제들을 만났을 때 두려움이 아닌 도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너는 하나님의 자녀란다" "너 하나면 충분해"라는 말로 자녀를 축복할 때 우리 아이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내 자녀를 축복해보자. 새 학기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엄마에게 와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베스트 3'를 뽑았다. 이 교사의 도움말로 각각의 질문에 대한 엄마의 답변, 즉 '축복의 한 마디'를 Q&A로 정리했다.
# 1
Q: 엄마, 공부는 왜 해야 하나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될 때마다 많은 양의 어려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이 문제에 대한 엄마의 축복의 한 줄은 이것이다.
A: 너는 지금 큰 나무가 되려고 뿌리를 내리는 중이란다.
커다란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장차 큰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지금 뿌리를 내리는 중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 없이 열매만 많이 맺으려는 것은 속이 빈 열매를 얻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많은 초등학생들이 힘들게 영어 공부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우리나라 말도 아닌 남의 나라 말을 왜 그렇게 배워야 하지?”라고 의문을 갖기도 한다. 이럴 땐 “세계로 나갈 꿈에는 영어가 빠지지 않는단다”는 말로 지지해주자. 또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감당해야 하는 받아쓰기를 비롯해 단원평가, 수행평가 등 각종 시험 앞에서 “엄마, 시험 안보면 안돼요?”라고 아이들이 물을 땐, “시험은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고 준비하는 과정이야”라는 말로 도전의식을 심어주면 좋다.
# 2
Q: 엄마,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새 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전 학년에서 교우 관계가 좋지 못했다면 더할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의 비중은 더 커진다. 친구 관계가 좋으면 학교생활이 즐겁고, 그렇지 못하면 학교는 가기 싫은 곳이 된다. 엄마의 격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순간이다.
A: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면 너도 행복하단다.
요즘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게 바로 ‘공감능력’이다. 즉 친구의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를 먼저 살펴보고 자연스레 말을 걸거나 가벼운 장난을 쳐보라는 것이다. 다툼이 있거나 관계를 어려워하는 자녀에게는 이런 공감의 기술을 가르치는 게 꼭 필요하다.
특히 “○○○만 우리 반에 없으면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투덜대거나 불평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때는 문제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부터 가르쳐야 한다. “널 힘들게 하는 문제는 널 단단하게 하는 훈련일 뿐이란다.” 문제 앞에서 미리 겁을 먹고 움츠리는 아이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용기와 지혜를 알려주고, 이같은 상황들이 성장의 발판이 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준다.
# 3
Q: 엄마, 선생님 말씀은 잘 들어야 해요?
새 학기를 앞두고 엄마와 자녀가 공통되게 기도하는 게 있다면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1년 동안 선생님과 아이가 잘 지내려면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아는가.
A: 선생님을 존경하면 지식과 지혜를 함께 배운단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아이는 그 가르침에 집중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남다르다. 이는 엄마가 선생님에 대해 어떻게 표현했는지, 즉 선생님을 탓하거나 부정적으로 말하면 아이는 그런 선생님에게선 배울 게 없다고 판단한다. 하나님께서 지식을 넘어선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기 위해 이 땅에 선생님을 세우셨다는 것을 기억하자.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공부는 왜 해야 하나요?”… 엄마의 만점짜리 대답 이렇게
입력 2015-02-2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