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사라진 김모(18)군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김군이 국제 테러 현장에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5월 말 종료 예정이라는 훈련에서 낙오할 경우 IS가 김군을 ‘인질’로 이용할 수도 있다.
김군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부모는 24일 국민일보 취재팀에 참담함을 호소하면서도 아들이 살아 있다는 얘기에 언젠가 집에 돌아오리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선생님, 아이 엄마입니다. 늘 숨도 못 쉴 정도로 답답하고 힘들게 지내다 보니 위통으로 몸도 안 좋아 힘겨운 시간 보내고 있어요… 마음이 찢어집니다. 저희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이 소식도) 기자님이 문자 주셔서 알았습니다. 견딜 때까지 견디며 기다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안전하게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김군의 어머니는 24일 본보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군의 IS 가담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호소했다. 아들 소식을 언론을 통해 확인했으며 그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시리아에 있는 정보원은 김군이 테러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북부지역의 훈련소에 머물고 있으리란 관측이 제기됐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여러 곳에 훈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외국인이 가입하면 시리아 북부 훈련소에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도 지난해 말 “IS가 터키 남부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 외국인 대상 훈련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계 조직원은 총기와 폭발물 사용법 등 기본적인 군사훈련과 함께 IS의 이슬람 원리주의 교리와 아랍어를 1개월 이상 교육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의 경우 이슬람 문화와 거리가 멀어 교리나 언어교육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북부 도시인 라카의 훈련소나 본부에 김군이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슬람권과 관계가 적은 한국에서 온 ‘특수한 경우’여서 IS 핵심부까지 김군의 존재가 보고됐으리란 추측이다. IS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 청소년을 훈련시키는 ‘샤다드 알투니시 캠프'를 운영하고 있어 김군이 이곳에 보내졌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탈환하기 위해 미국 등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 중이어서 ‘새내기 전사’들까지 전선에 보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군이 어떤 종류의 훈련을 받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각) IS 리비아 지부는 리비아 동부 쿠바에서 100여명 사상자를 낸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또 AFP는 지난 22일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벌어진 7세 여아의 자살폭탄 테러가 IS와 동맹을 선포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IS에 가담한 외국인들은 빵과 치즈 등으로 식사를 때우며 잔혹한 살인 방법 등을 훈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각국은 IS에 가담한 후 돌아온 자국인들을 구속하거나 격리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수민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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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5 02:12 수정 2015-02-25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