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코앞인데 학교는 공사 중… 컨테이너·전세 수업 수두룩

입력 2015-02-25 02:03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 현천고교 신축공사 현장에서 24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공정률이 90%정도여서 4월은 돼야 건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 현천고교 신축공사 현장에는 수십여명의 인부와 장비가 동원돼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현장에는 번듯한 조감도의 모습과는 달리 건물만 들어선 채 내부공사와 조경물 조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운동장엔 질퍽한 흙만 가득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는 오는 3월 2일에 개교 예정인 도내 첫 공립형 대안학교다. 하지만 현재 공정률이 90% 정도에 불과해 4월 말이나 돼야 학교 건물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 학교 신입생 46명은 춘천 강원학생교육원에서 입학식을 한 뒤 한동안 그곳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처지다.

전국 곳곳에서 신·개축 중인 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코앞에 두고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수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학생과 교사들은 임시 가건물이나 컨테이너, 인근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다음달 2일 개교 예정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내 9개 학교는 최근에서야 준공을 마쳤다. 이 때문에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공사를 진행한 LH는 24일 학교 현장에 나와 개교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을 했다.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개교 2∼3개월 전 공사를 끝냈으면 더 좋았겠지만 단순작업이 남아있어 학업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각종 시설에 대한 시험가동을 마치지 못했고, 겨우내 대형장비들이 다니면서 움푹 파인 운동장 평탄작업을 하지 못한 곳도 많아 ‘공사장 수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3월에 개교하는 미사중앙초교와 미사중학교도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웃해 나란히 건립되는 두 학교 건물과 체육관은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지만 교문과 조경 등은 다음달 10∼15일쯤에나 마무리될 예정이다.

고양시 원흥지구의 도래울고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공업체의 공사대금 채권 압류와 하도급업체 대금 지급 지연으로 준공이 미뤄지면서 이달 초 신입생 예비소집이 다른 학교에서 이뤄졌다. 이달 말까지 교사동과 부대토목 공사를 마무리하고 일단 개교한 뒤 체육관동 내부 마감 등 일부 잔여공사를 계속해야 한다.

부산 수영구 광안초교는 학교 신축을 위해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교사를 지어 학부모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1969년 지어진 광안초교는 지난해 재난위험시설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도심 속에 임시 학교로 사용할 부지가 없다는 이유로 컨테이너 181개를 쌓아 임시 교사를 만들었다. 750여명의 학생들은 앞으로 1년 간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부산시교육청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내년까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초교와 유치원을 지을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폭염이나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에 컨테이너 건물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 된다”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냉·난방 시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임시 교실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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