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체크카드에 신용카드가 빛을 잃고 있다. 체크카드의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을 높이는 등 정부의 탈(脫)신용카드 정책이 작동하는 동안 카드사들이 고객정보를 유출하는 등 헛발질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체크카드 사용 승인 금액은 3115억원으로 전년(2633억)보다 18.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 사용 승인 금액은 1조4155억원으로 전년(1조3725억) 대비 3.1% 증가에 그쳤다. 정부가 지급결제 수단의 신용카드 쏠림현상을 막고자 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율을 30%(신용카드는 15%)로 높인 데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 대비 사용액 증가분의 10%를 추가로 공제해주는 등 체크카드 우대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신규 카드 발급량을 보면 대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량은 9230만장으로 전년보다 970만장(9.5%) 줄었다. 2008년(9620만장) 이후 6년 만에 1억장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신용카드는 2009년 6월 사상 처음으로 1억장을 넘어선 뒤 2011년엔 1억2210만장까지 늘었다.
이후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로 2012년 1억1620만장, 2013년 1억20만장 등 3년 연속으로 발급량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KB·롯데·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카드 해지나 탈회가 줄을 이은 영향이 컸다.
반면 체크카드 발급량은 지난해 말 기준 1억875만장으로 전년보다 670만장(6.6%) 증가했다. 신용카드보다 1645만장 많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2013년 처음으로 신용카드 발급량을 앞지른 이후 격차를 벌리고 있다.
현금IC카드도 이용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현금IC카드는 첫해 일평균 승인 금액이 855만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8288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2억7649억원으로 증가했다. 현금IC카드는 1.0%로 가맹점 수수료가 신용카드(2.1%), 체크카드(1.52%), 선불카드(1.51%)보다 낮은 ‘착한 카드’다.
따로 현금IC카드 발급 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IC칩이 내장된 현금카드(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겸용카드 포함)를 갖고 있다면 현금카드 가맹점 결제 시 ‘현금IC카드로 결제합니다’라고 요청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와 달리 긁지 않고 ‘넣어서’ 사용하며 서명 대신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가맹점 6만5079곳에 그쳐 223만곳이 넘는 신용카드 가맹점에 비해 극도로 적다는 단점이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이슈분석] 체크카드에 눌려… 기 죽은 신용카드
입력 2015-02-25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