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잇달아 만나면서 신임 인사를 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는 ‘눈물의 상봉’을 했다. 여야 대치에 익숙한 국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여야 원내대표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총리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들은 오랜 친구와 해후한 것처럼 만나자마자 부둥켜안았다.
이 총리의 국회 인준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은 잊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가 먼저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는 “(인준 과정에서) 저도 마음이 아팠다. 총리를 제가 도와드리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고…”라고 울먹이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의 등을 두들겨주다가 자신도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동석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 총리는 감사의 뜻을 전하며 몸을 낮췄다. 그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저를 쳐다보는 (우 원내대표의)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청문 과정이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는 부적격 결론을 내렸던 이 총리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 총리 임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례적으로 대표실 문 밖으로 나가 영접했지만 뼈 있는 발언을 잊지 않았다. 이 총리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과 의료법 개정안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자 문 대표는 “전·월세 대책 등 야당이 제출한 경제 살리기법도 많은데 통과가 안 됐다”면서 “여야가 제출한 법안이 함께 다뤄지면 훨씬 더 균형 있는 경제대책이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 총리에게 덕담만 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당에서 여섯 분을 (국무위원으로) 모셔간 것은 감사하지만 이제는 비례대표에서 데려가시기를 바란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 총리는 “대표가 ‘개혁 못하면 돌아오지 말라’고 하니 잘못하면 당에도 못 돌아온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 대표가 “농담이 아니라 개혁의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당에서 받지 않겠다”며 되받았다. 이에 이 총리는 “앞으로 절대 대충하지 않고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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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5 02:11 수정 2015-02-25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