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삼성의 전략은?

입력 2015-02-25 02:53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이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나섰다. 특히 그동안 동맹관계였던 안드로이드 진영의 구글과 삼성전자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향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구글은 2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월렛’을 선탑재키로 버라이즌, T모바일, AT&T 등 미국 이동통신사 3곳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통사들이 투자해 설립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소프트카드의 기술도 활용해 구글 월렛에 적용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구글 월렛이 설치된 채 판매된다는 얘기다.

구글 월렛은 2011년 구글이 선보인 모바일 결제 솔루션이다. 미국 이통사들이 소프트카드에 힘을 쏟으면서 기대한 만큼 확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구글과 이통사들이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구글 월렛으로 단일화하면 빠른 속도로 보급될 가능성이 있다.

구글과 이통사가 손을 맞잡은 것은 무서운 기세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접촉식 결제의 66%가 애플페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시작을 자랑하기도 했다.

애플이 카드사와 은행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입했다면 구글은 이통사와 손잡고 전선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구글 월렛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선탑재되면 삼성페이(가칭)를 준비 중인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 결제 분야 진출을 준비 중이다.

구글 월렛이 의무적으로 탑재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구글 월렛과 삼성페이가 중복 설치되게 된다. 제조사가 이통사의 요구에 맞춰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구글 페이를 삼성전자가 임의로 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구글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사한 서비스가 두 개 있으면 그중 하나만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선 삼성페이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