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퉁퉁 불어터진 국수 먹는 우리 경제 불쌍하다”

입력 2015-02-24 02:16 수정 2015-02-24 14:34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현재 경제 상황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안들이 제때 처리되지 않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자신의 취임 2주년(25일)을 이틀 앞두고 나온 언급이다.

◇박 대통령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비유하자면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며 “그걸 먹고도 우리 경제가, 부동산이 힘을 좀 내서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되고 집 거래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어터지지 않고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래서 우리 경제가 참 불쌍하다. 불어터진 국수를 먹고도 힘을 차리는구나. 앞으로는 제때 그런 것을 먹일 수 있도록 중요한 경제 활성화 법안들도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주택법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 3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는 등 경제 관련 법안의 늑장 처리가 경제 활성화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집권 3년차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 활성화와 체감경기 회복에 둘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일 모레면 정부 출범 2주년이 되고 3년차가 되는 만큼 이제 모든 역량을 국가미래 기틀을 만드는 데 쏟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집권 3년차 24개 핵심 개혁과제 추진=회의에선 정부 출범 3년차를 맞아 올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24개 핵심 개혁과제가 선정됐다. 핵심 개혁과제는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경제혁신, 통일준비 등 6개 분야의 24개 세부 항목으로 이뤄졌다.

우선 공공개혁에선 공무원연금 개혁,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및 국고보조금 개혁,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등이 포함됐다. 노동개혁에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성과중심 임금체계 및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 등이 과제로 선정됐다. 교육 및 금융개혁 분야에선 자유학기제, 일·학습 병행, 핀테크 육성, 기술금융 정착 및 확대 등이 포함됐다. 경제혁신에선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창조경제 핵심 성과 창출 등이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핵심 개혁과제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면서 “개혁과제 상당수는 역대 정부에서 쉽사리 손대려 하지 않았고 포기하거나 추진하더라도 성공이 쉽지 않았던 과제들”이라며 “더 구체적이고 치밀한 실행 전력과 적극적 추진 의지를 갖춰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1% 실수가 100% 실패를 낳는다’는 말을 예로 들면서 “100 빼기 1은 99가 아니라 제로가 된다. 돌발 요인, 상충 요인에 선제 대응하고, 필요한 시뮬레이션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정책 조정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한 김기춘 비서실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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