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부터 고용문제를 두고 노사분규를 이어온 미국 서부항만노조(ILWU) 파업이 22일(현지시간) 타결되자마자 이번에는 정유업계의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35년만의 최대 규모로 확대되고 있는 정유업계 파업이 저유가 랠리로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던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연방정부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정유사와 석유업계 노동자의 3분의 2가 소속된 미 철강노조(USW)에 따르면 텍사스주 포트 아서에 위치한 모티바 엔터프라이즈 정유소 노동자들이 확대 파업에 돌입했다. 이곳은 하루 생산량이 60만 배럴에 달하는 미국 최대 정유소다. 루이지애나주 등의 다른 두 정유소까지 합치면 1300명 이상이 파업대열에 추가 동참해 지난 1일부터 누적된 파업 인력은 6500명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까지 12개의 정유소를 포함한 15개 석유화학시설이 파업에 나서 미국 전체 정유량의 19%가 생산을 멈췄다고 전했다. 이는 노조 총파업이 있었던 1980년 이후 최대 규모다.
USW는 지난달 21일부터 정유사 대표로 나선 쉘 석유를 대상으로 작업장 안전 강화와 파견근로자 투입 제한 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정유사들이 유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선제적 파업 강화에 대해 부정적이라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톰 페레스 연방 노동장관의 중재로 9개월 만에 합의를 도출해 노사분규 타결을 발표한 ILWU 사태처럼 연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주목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저유가 혜택을 누리기도 전에 미국 내 제조업과 경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서부 29개 항만에서 10개월 가까이 파업을 해온 ILWU는 태평양선주협회(PMA)와 새로운 고용계약에 합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서부항만 정상화를 위해 페레스 장관을 샌프란시스코로 보내 직권중재에 나서게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유가폭락 불똥… 美 석유업계 35년 만에 대규모 파업
입력 2015-02-24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