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미국, 우크라 분단 방조하고 있다”

입력 2015-02-24 02:06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였던 존 매케인(사진) 상원의원이 “우리나라와 대통령이 수치스럽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 실패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은 22일(현지시간)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거듭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이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한 내 자신도 부끄럽다”며 “가슴 아픈 일”이라고 토로했다.

매케인 의원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끌려가는 상황에 대해 “2차 대전 이후 70여년 만에 유럽에서 첫 분단국가가 발생하는 상황을 방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일부가 될 수 없게 만들길 원하고 또 성공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공공연한 측면 지원을 계속하는데도 미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는 미군의 참전을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무기를 요청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미국의 살상무기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매케인 의원은 “우크라이나는 학살당하고 군대는 박살나고 있다. 우리 동맹의 역사에 어두운 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날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카리프시에서 정부 지지자들이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축출 1주년을 기념해 시가행진을 벌이던 중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이날 동부 전선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고 양측 군사 당국자들이 밝혔다. 반군이 2주 안에 철수를 완료한다는 합의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져 민스크 휴전협정이 뒤늦게나마 실효를 거둘지 주목된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