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G플렉스2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제품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 커브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곳은 LG전자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니 관심을 끄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G플렉스2는 사람들의 관심을 긍정적인 호감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제품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디자인=G플렉스2는 LG전자가 2013년 내놓은 G플렉스의 후속작이다. G플렉스는 커브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의미는 있었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한 손에 쥐기엔 애매한 크기, 6인치로 큰 화면을 갖췄음에도 해상도가 HD급에 불과한 디스플레이 등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을 비호감으로 바꿔 놨다.
하지만 G플렉스2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됐다. 디자인과 그립감은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작아졌지만 해상도는 풀HD로 높아졌다. 크기는 G플렉스보다 8% 작아졌고, 무게는 15% 가벼워졌다. 성인 남성이 손에 쥐었을 때 꽉 찬 느낌이 들 정도인데 한 손에 들고 있기에 부담이 없을 정도다.
제품이 휘어있기 때문에 휴대할 때 이점이 있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으면 몸의 곡선에 맞게 딱 맞는 느낌이 든다. 겨울철이라 두꺼운 외투를 많이 입는데 상의 주머니에 넣어도 몸에 밀착되는 느낌이 들어 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바 형태인 일반 스마트폰보다 휴대성에선 더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통화를 할 때도 얼굴에 밀착되는 느낌이 좋다. LG전자는 G플렉스2가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3㏈ 향상된 통화 음질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G플렉스2에는 4가지 곡률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는 700R로 시청할 때 가장 편안한 정도다. 55인치 커브드 TV와 같은 곡률이다. 후면은 650R로 사람 손바닥에 맞는 곡률이고, 좌우 양측면에는 400R 곡률을 적용해 둥글게 말아 올린 듯한 느낌을 준다. 중심에는 550R 곡률의 선이 지나가면서 얇아 보이고 곡선을 살리는 시각적 효과를 더한다. G플렉스2는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난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G플렉스2는 발열과 성능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퀄컴의 최신 칩셋 스냅드래곤 810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하지만 일주일 간 사용하면서 발열에 대한 문제는 크게 느낄 수 없었다.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다른 스마트폰에서 생기는 수준의 발열만 있었다.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해보면 갤럭시 노트4, 아이폰6 등 다른 제품보다 수치가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하면서 제품이 빠릿빠릿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여러 가지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헤비 유저라면 다소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스마트폰 로드맵 안갯속=G플렉스2는 제품 자체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문제는 LG전자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로드맵이다. G플렉스2는 G3처럼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휘어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미지수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조준호 사장 체제 출범 이후 첫 번째 제품으로 G플렉스2를 선택했다. 제품 자체는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G플렉스2가 LG전자 스마트폰 실적의 반전 카드가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G플렉스2를 시장에 내놓는 게 적절한 타이밍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다.
LG전자는 지난해 G3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59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3월 나올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에 대항할 카드는 지난해 나온 G3뿐이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에게 이미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게다가 LG전자는 G3를 5.5인치로 키우면서 패블릿(태블릿처럼 화면이 큰 스마트폰) 라인업인 G프로도 단종시켰다. 삼성전자, 애플 등 대부분 스마트폰 업체가 스마트폰과 패블릿 시장을 공략할 무기가 하나씩 있다는 점에서 LG전자 라인업 로드맵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 스마트폰 ‘G플렉스2’ 써보니… 휘었다 편하다
입력 2015-02-25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