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직원 아이디어 회사가 팍팍 밀어드려요”… 임직원 제안 사업화 열기

입력 2015-02-24 02:12

“구성원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수시로 독려한다. 톡톡 튀는 직원들의 생각이 훌륭한 상품이나 사업으로 결실을 맺어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G3에 적용된 레이저 오토 포커스,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케이블형 배터리 등은 모두 임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LG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사내 포털 ‘LG-LIFE’를 2013년 10월 오픈하기도 했다. LG-LIFE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우선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시장선도 상품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시제품 개발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해보는 도전 프로그램인 ‘사업화 도전(Future Challenger)’이 대표적이다. 또 해당 사업부에서 임직원들의 집단지성을 빌려 제품이나 사업의 개선사항 등을 모으는 ‘주제 제안(Big Questions)’,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시도해 봐야 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자유 제안(LG Dots)’ 등이 있다.

Future Challenger에는 현재까지 총 1000여개의 임직원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이들 중 두 차례 심사과정을 통해 6개의 우수 아이디어가 정해졌고, 6개월의 시제품 개발 단계를 거쳐 3개의 아이디어는 사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LG Dots에도 하루 수십 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으며, 사내 아이디어 컨설턴트에 의해 매달 평가돼 사업화 단계까지 보완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신(新) 제안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이 업무 개선과 수익성 강화, 안전한 사업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면 다양한 평가를 통해 현장에 적용하고 실행된 아이디어에 대해 보상하는 제도다. 회사 측은 전 직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금액과 포상금을 연동했다. 제도 시행 1년 만에 총 178건의 아이디어가 모였다. 이 가운데 벤젠과 파라자일렌 등 방향(향기 나는)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BTX공정에서 회수된 폐열을 인근 설비의 열원으로 사용해 에너지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내용이 ‘최우수 제안’으로 선정돼 포상금 500만원이 지급되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으로도 이 제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SK플래닛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플래닛엑스(Planet X)’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SK플래닛은 물론 SK컴즈, 커머스플래닛(11번가) 등 관계사 구성원 누구라도 주위 동료와 팀을 이뤄 회사의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도다. 격월로 진행되는 ‘플래닛엑스 데모데이(Demo Day)’에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평가해 사업화 여부가 결정된다.

SK플래닛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플래닛엑스’는 2011년 10월 첫 제안 접수 이후 60여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그중 40건이 발표됐다. 또 9개의 아이디어는 서비스로 상용화됐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수도권 지역에서 1분 단위로 실시간 기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웨더플래닛’, 스마트 통합 보육 서비스 ‘니어키즈’ 등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신선하고 수준 높은 아이디어는 SK플래닛만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