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콘도업계, 불황터널 지나 회복 봄바람

입력 2015-02-24 02:38
약 1000억원을 투자해 ‘한화리조트 설악’을 리모델링한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위쪽 사진)와 강원도 영월군 폐광지역 대체산업으로 추진된 동강변 동강시스타 콘도. 한화리조트·동강시스타 제공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경주 마리나리조트 붕괴 사고 등 여파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콘도업계가 최근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예년 수준의 업황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2월에는 초·중·고교 봄방학과 설 연휴 등이 있고, 대학 신입생과 기업 신입사원 수련회 등 행사가 이어지면서 계절 특수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콘도업계는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렸다. 경주 마리나리조트 붕괴 사고와 세월호 참사가 잇달아 터지면서 사람들이 여행을 꺼리고 콘도 이용 자체를 극도로 자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잇단 사고에 여행을 즐기려는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가장 손님이 많이 찾는 주말에도 콘도마다 공실이 넘치는 상황이 1년 내내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황은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서서히 나아졌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방학과 스키시즌 등이 겹치면서 주말이면 콘도마다 대기자 수가 100명이 넘을 정도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2월에도 설 연휴와 봄방학 등을 이용해 가족 단위로 콘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 각 기업과 대학에서 연수 등을 목적으로 한 단체 이용객이 많아 대부분의 콘도는 벌써부터 초만원 상태다.

국내에 콘도라는 개념은 1980년대에 처음 소개됐다. 1980년 경주 보문단지에 103실 규모로 문을 연 한국콘도를 필두로 용평콘도, 명성콘도(현 한화리조트) 등이 생겨났다. 주택보급률이 70% 수준에 그쳤던 80년대에 콘도회원권은 아파트분양권과 더불어 소득 상위 계층의 투자 대상이었다. 콘도회원권 분양을 받기 위해 분양사무실 앞은 장사진을 이뤘고, 회원권은 웃돈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3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콘도회원권은 과거와 달리 투자가치보다는 이용가치 측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화리조트 관계자는 “요즘에는 각 콘도회사들이 안정성, 이용체인 수와 부대시설의 다양성, 회원관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또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막고 추가 분양을 위해 신규 체인을 확대하거나 노후화된 콘도들을 리모델링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리조트는 1981년 문을 연 ‘한화리조트 설악’을 전면 리모델링하는 데 약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리조트와 콘도업 국내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대명리조트는 2012년 전남 여수와 일산 킨텍스에 ‘엠블호텔’ 브랜드의 특급호텔을 열고 세분화되고 특색 있는 서비스를 새롭게 내세우고 있다.

1990년대부터는 기업들의 복리후생제도가 확대되면서 법인의 콘도 구입이 크게 늘었고, 개인과 법인의 회원권 소유 비율이 비슷한 수준이 됐다. 한화리조트의 회원비중(2014년 10월 기준)은 개인회원 53% 법인회원 47%로 개인회원과 법인회원 비율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대명리조트도 개인회원과 법인회원 비율이 6대 4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