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숨 가쁘게 달려온 여자 프로농구가 플레이오프 체제에 돌입했다. 각 팀 모두 내달 15일부터 열리는 마지막 승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팀을 정비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는 총 6개 팀 중 1∼3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2, 3위 팀이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부를 가린 뒤 승리한 팀이 1위 팀과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갖는 방식이다.
1∼3위 팀은 사실상 결정됐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이다. 마지막 순위 쟁탈전이었던 2위 싸움에서도 23일 현재 2위 신한은행이 21승9패로 3위 국민은행(18승12패)에 3게임 차 앞서 있어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체력 비축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16연승을 거두며 여자 프로농구 개막 후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무적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연승 부작용으로 주전들의 체력이 소모돼 이후 매 경기 접전을 벌였다. 이에 위성우 감독은 1위 확정 후 후보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할 계획이다. 또 이승아, 이은혜 등 부상선수들을 잘 관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출전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한 때 남녀 프로스포츠 사상 첫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의 위업을 이뤘지만 최근 3년 간 우리은행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머물러 있는 신한은행은 대형 트레이드로 왕좌 복귀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구리 KDB생명으로부터 신정자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정자는 ‘미녀 리바운드’라는 별명에서 나타나듯 골밑 장악력이 뛰어나다. 또 속공 플레이와 득점력도 좋다. 신한은행은 하은주와 신정자라는 트윈 타워를 가동해 1위 탈환을 꿈꾸고 있다.
국민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신한은행에 대비한 맞춤식 전술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신한은행의 높이를 깰 수 있는 지역방어와 빠른 속공 플레이를 가다듬고 있다. 서동철 감독은 “올 시즌 지역방어로 상대를 몇 번 잡았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선) 이전과 다른 수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 팀의 천적 관계도 흥미롭다. 우리은행은 유독 국민은행에 약하다. 올 시즌 3승3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우리은행 주포 임영희는 국민은행 변연하만 만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는 4승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높이가 약한 국민은행에 4승2패로 앞서 있다.
1위 팀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누르고 챔피연결정전에 올라오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국민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이라는 산만 넘으면 우승까지는 탄탄대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우리은행보다 신한은행과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여자농구 내달 15일 플레이오프, 물고 물리는 천적… 복잡한 ‘PO 전술’
입력 2015-02-24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