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봉되는 영화 ‘백 투 더 비기닝’(사진 위)은 30년 전의 ‘백 투 더 퓨처’(1985·아래)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이동하는 여행은 언제나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시간여행은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연출한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을 맡은 ‘백 투 더 비기닝’은 추억의 시간여행을 돌아보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담았다.
MIT 공대 입학을 꿈꾸는 데이비드 러스킨(조니 웨스턴)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비디오 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일곱 살 생일파티 영상을 우연히 발견한다. 그런데 그 영상 속에는 현재 자신의 모습이 찍혀 있는 게 아닌가. 아버지가 시간여행 장치를 발명했을 것으로 추측한 러스킨은 한동안 잠겨 있던 아버지의 지하 실험실에서 시간재조정 장치 설계도를 찾아낸다.
친구들과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결국 기계를 완성한다. 러스킨과 친구들은 과거로 되돌아가 예상 질문을 달달 외워 시험을 다시 보고, 자신들을 괴롭히던 동급생에게 복수하며, 미리 알아둔 복권 당첨 번호를 적어내 거액을 타낸다. 수업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록 페스티벌에서 9시간을 신나게 놀다가 현실로 돌아와도 실제로 흐른 시간은 41초에 불과할 정도다. 하지만 과거로 떠날 때마다 미래도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간여행자로 10대 청소년들을 내세운 영화는 시종 가볍고 재기발랄하다. 이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하는 일도 누구나 한번쯤 지나고 나면 후회했을 법한 사소한 것들이다. 마치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기록한 영상처럼 보이게 하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발견된 영상이라는 뜻) 방식으로 촬영했다.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로 10대들의 시간여행을 실감 나게 전한다. 왕따 시절의 과거를 재구성하고 찌질한 현재를 탈출하기 위해 시도했던 시간여행은 갈수록 더욱 과감해진다. 친구들의 부상과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예측하고 대비하게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미래,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을까. 딘 이스라엘리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15세 관람가. 106분.이광형 문화전문기자
1985년엔 ‘백 투 더 퓨처’ 2015년엔 ‘백 투 더 비기닝’… 시간을 거슬러 이동하는 추억여행
입력 2015-02-25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