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융권 인사태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진행되고 있고, 신한금융도 와병으로 연임이 불가능해진 서진원 신한은행장을 대신할 행장 선임에 나선다. 갑작스러운 임종룡 회장의 ‘입각’으로 수장을 잃은 NH농협지주 역시 이사회를 열고 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설 연휴 직전 개각에서 임 회장이 금융위원장에 내정됐다.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관(官)’으로의 복귀설이 나오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발표에 농협금융의 행보가 바빠졌다. 농협금융은 곧 이사회를 열어 회장직무대행을 선임하고 회추위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나선다. 직무대행에는 현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섭 부사장이 유력하다. 내부 회장 후보로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에 내부 출신들이 앉으면서 김 행장 유력설이 힘을 받고 있지만 외부 출신인 임 회장이 농협 분위기와 이미지를 쇄신해 긍정적 평가를 끌어냈던 만큼 외부 인사도 배제할 수 없다. 외부 출신으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음 달 김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금융은 회추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1차 회추위에서 김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고, 23일 면접 후 최종 후보를 내정한다. 금융권 안팎에서 김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조기 통합이 난항을 겪으면서 담당 임원들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옷을 벗어 김 회장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그룹은 연임에 무게가 실렸던 서 행장이 병으로 낙마하게 되면서 새로운 은행장 물색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사장, 신한캐피탈 사장 선임을 논의한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차기 신한은행장에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증권·보험·카드 CEO 교체도 활발=제2금융권 CEO 교체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CEO 4명의 임기가 다음달 끝난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현대증권 윤경은 사장, 하나대투증권 장승철 사장,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사장 등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달로 임기가 만료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안에 새 사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손병옥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덕수 KB카드 사장, 서준희 BC카드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임기 역시 다음달로 다가왔다. 이들의 연임 여부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신한카드 위 사장은 올해 8월까지로 아직 임기가 남았지만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자경위 결정에 따라 신한카드 역시 새로운 수장을 맞을 수도 있다.
◇관피아 사라진 자리에 ‘서금회’=세월호 사고 이후 금융권에서 관피아가 스러지고 있다. 대신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가 떠오르고 있다. 3월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임기가 끝난다. 이 자리에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이름이 거론되면서 서금회 특혜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남 교수는 서강학파 핵심 인물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을 치를 당시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과 함께 활동했다. 더불어 서금회 출신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이 초대 KB손해보험 사장에 내정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행장에 내정됐다는 설 이후 서금회 논란이 본격화됐다. 서금회로 분류되는 인물은 이 행장과 홍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등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서금회는 실체가 없으며, 본인들은 서금회 멤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광구 행장은 “서금회는 식사하는 모임에 불과하다”고 말했고, 이덕훈 행장 역시 “서금회는 실체가 없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금융권에 박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이 득세하면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하나·신한 이어 농협금융도… 금융권 CEO 人事의 계절
입력 2015-02-23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