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군·친러 반군 포로교환… 양측, 휴전 1주일 후 맞교환

입력 2015-02-23 02:54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붙잡혔던 우크라이나 정부군 포로들이 21일(현지시간) 반군 장악 지역인 졸로보크 인근 마을에서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대립하는 상황이 1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양측이 포로를 맞교환했다. 그러나 두 차례 휴전협정에도 교전이 멎지 않아 희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인근 졸로보크에서 양측이 서로 포로로 잡고 있던 정부군 139명과 반군 52명을 맞교환했다고 전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보안국으로부터 포로 교환 절차가 진행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반군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전투복 차림의 우크라이나 정부군 포로들은 버스에 태워져 졸로보크 인근에 도착한 뒤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을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반군 측은 “이번에 풀려난 정부군 포로들은 최근 전략적 거점도시인 데발체베를 둘러싸고 벌어진 전투 과정에서 붙잡힌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정부군과 반군이 곧 중화기 철수에도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동부 지역의 교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지난 15일에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정상들이 모여 두 번째 휴전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17일 반군은 동부 도네츠크주 데발체베 공격을 재개했다. 21일 데발체베를 사찰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거의 모든 건물이 부서졌고 생수, 식료품, 의약품 등이 고갈됐으며 가스와 전기 공급도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반군의 배후로 지목되는 러시아에 “휴전협정을 어겼다”며 추가 제재를 압박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반군의 군사 행동으로 러시아가 치러야 할 대가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추가적인 행동이 없이는 더 이상의 외교적 노력이 무익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제재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친서방 야권 세력에 의해 물러나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를 등에 업은 반군의 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싸움으로 인한 희생자는 현재 5700명을 넘어섰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