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위험 경보로 중단된 1시간 20분의 휴식은 리디아 고(18·뉴질랜드)에게 행운을 가져다 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 경기가 열린 22일(한국시간)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파73·6751야드). 리디아 고의 8번홀 보기로 공동 선두가 된 양희영(26)이 10번홀(파5) 이글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멜버른 일대에 내려진 낙뢰 위험 경보였다. 갑자기 흐름이 끊긴 양희영은 휴식 뒤 이 홀을 버디로 마감하며 더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쉬는 시간 식사를 하며 마음을 다잡은 리디아 고는 휴식 직후 10번홀과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양희영이 뒤늦게 14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나섰지만 15, 17번홀에서 1m 안쪽의 파 퍼팅을 잇달아 놓치면서 스스로 우승에서 물러났다.
2언더파 71타의 성적을 낸 리디아 고는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9언더파 283타를 적어냈다. 단독 2위 양희영에 2타 차 앞서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3개월 만에 맛본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 18만 달러(약 2억원).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과 2013년에 캐나다오픈을 2년 연속 제패했고 LPGA 투어 신인이던 지난 시즌에 3승을 거둬 이번이 투어 통산 6승째다.
이로써 한국(계) 선수들은 시즌 개막 후 3연승의 호조를 이어갔다. 올해 앞서 열린 두 차례 LPGA 투어 대회에서 최나연(28·SK텔레콤)과 김세영(22·미래에셋)이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가 정상에 가세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신지은(23·한화)과 이일희(27), 최운정(25·이상 볼빅)이 4언더파 공동 4위에 오른 데 이어 장하나(23·비씨카드)가 공동 7위(1언더파)에 랭크되면서 톱 10에 무려 5명이 포진했다. 이민지(19·호주)를 더하면 공동 7위까지 11명 가운데 7명이 한국(계) 선수였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행운의 낙뢰?… 리디아 고에 우승 트로피 안겨주다
입력 2015-02-23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