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흡연자의 필수 건강검진

입력 2015-02-24 02:50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흡연은 일반인이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기침, 가래 같은 증상이 생겼거나 흡연을 하던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폐암, 심근경색, 뇌졸중 진단을 받은 것이 검진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흡연자는 어떤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을까? 일단 기본 검진은 빠짐없이 받아야 한다. 심혈관계 위험인자(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에 대한 검진이나 5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뿐 아니라 흡연자라면 더 철저히 체크해야 하는 항목이다.

흡연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검진 중에는 폐암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간 흡연을 한 사람은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통해 폐암에 의한 사망위험을 20%, 전체 사망률을 7% 낮출 수 있다.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2013년 “55세에서 80세까지 30갑년(1갑씩 30년) 이상 흡연력이 있으며 현재 흡연 중이거나 금연 후 1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모두 매년 저선량 흉부CT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흡연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이 역시 관상동맥 CT촬영이나 뇌MRI·MRA, 경동맥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갖고 있으며 담배도 오랜 기간 피웠다면 관상동맥 CT검진이 필요하다. 심장혈관이 동맥경화로 좁아지지 않았는지 점검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흡연자에게 가장 좋은 건강증진 방법은 금연 실천이다. 흡연이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금연 결심에도 불구하고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흡연이 단순한 건강습관이 아니라 니코틴 중독이라는 질환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금연을 도와주는 효과적인 약물이 다양하게 등장해 금연생활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담뱃값이 대폭 오르자 “반드시 의지로 끊고야 말겠다”고 결심하고도 아직 담배를 끊지 못했다면 지금 바로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찾아 금연 상담을 받도록 하자.

정부는 25일부터 상담료, 금연보조제, 의약품 등의 비용을 일부 지원할 예정이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