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운행 배제 광주역, ‘폐쇄후 재개발’ 목소리… 개통 임박한 광주송정역, 준비안된 잔치 불편 불보듯

입력 2015-02-23 02:03
호남 KTX 노선 유치 실패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광주역.연합뉴스
호남고속철도 개통 2개월을 앞두고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인 광주송정역.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광주역을 운행에서 배제한 채 호남선 KTX운행계획을 발표한 이후 광주가 연일 시끄럽다.

운행에서 배제된 광주역은 존폐 위기를 맞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호남선 KTX 개통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광주송정역의 복합환승센터는 2년째 삽도 못 뜬 채 역사가 축소 건립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호남과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익산이 종점인 KTX를 광주역까지 연장운행토록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국토부는 ‘광주역 연장 불가’라는 입장이다.

서울에서 서대전을 경유해 익산까지만 오가는 KTX의 운행을 광주역까지 연장하게 되면 고속선로를 이용해 광주송정역을 지나는 호남선 KTX의 운행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익산∼광주역 연장운행이 무산될 경우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들 광주역을 폐쇄하고 이 일대를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KTX 노선이 배정되지 않으면 광주역은 사실상 존재 의미가 없어지고, 이후 나타날 도심공동화와 지역경제의 악영향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KTX 광주역 진입대책위원회와 광주 북구, 북구의회는 최근 KTX 운행이 배제됨에 따라 기능 상실이 예상되는 광주역을 폐쇄하고, 도시개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정부와 광주시에 촉구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3500여명이 이용하는 KTX가 광주역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역세권 쇠락과 함께 나타나는 도심 공동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반재신 광주시의원도 지난 12일 “광주역을 폐쇄한 뒤 송정역으로 완전히 통폐합시키고 광주역 자리를 새롭게 발전시킬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고 강조했다.

여기에 광주송정역도 호남선 KTX 개통에 맞춰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지난 17일부터 신역사로 이전해 역무를 시작했지만 2013년 착공 예정이던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의 송정역 복합환승센터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환승센터 부지 총 1만7323㎡의 이용을 놓고 토지의 59.09%를 보유한 코레일과 민간사업예정자, 사업자와 협약을 맺은 광주시가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승센터 건립 방침에 따라 송정역사가 애초 6층에서 4층 규모로 축소 건립됨에 따라 이용객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역사 1, 2층은 기계실 등 운행 업무 공간으로 활용 중이며 4층은 사실상 옥상 층이다. 일반 시민을 위한 공간은 3층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하루 5000명 수준이던 송정역 이용객 수가 KTX 개통 후에는 1만5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사의 혼잡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관련 법규 검토와 의회 승인 등 절차시기를 감안하면 복합환승센터의 2017년 완공 계획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광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