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내전에 난민 3만명 ‘우르르’ 중국으로… 시끄러운 중국 변경

입력 2015-02-23 03:14 수정 2015-02-23 03:15
미얀마 코캉 지역에서 발생한 내전을 피해 라시오의 수도원에 머물던 주민들이 국가 비상사태와 계엄령 선포 이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21일(현지시간) 임시 난민수용소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북부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코캉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되면서 중국이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미얀마 정부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일 교전 발생 후 정부군과 경찰 61명, 반군 72명 등 133명이 사망하고 정부군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7일 코캉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바 있다. AFP 통신은 이번 교전으로 9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이 중 3만여명은 국경을 넘어 중국 윈난성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코캉 지역은 상주인구의 80%가 중국 한족(漢族)으로 이들은 중국으로의 통합을 원해왔다. 청나라 때까지는 중국에 속했지만 영국에 빼앗긴 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미얀마 영토로 남게 됐다. 이번 교전은 2009년 밀림으로 쫓겨났던 코캉 반군 지도자 펑자성이 코캉 지역 수복을 시도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펑자성은 전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싸움은 중화민족을 위한 전투”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천연가스와 원유가 풍부하고 중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의 중요한 거점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경쟁국인 미국과 인도도 미얀마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반군쪽을 지원하는 인상을 줄 경우 미얀마 정부가 중국에 등을 돌리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