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미친 존재감 발휘”… ‘조선명탐정 2’서 조악사로 열연한 가수 조관우

입력 2015-02-23 02:19

설 연휴 극장가의 흥행 승리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 차지했다. 지난 11일 개봉된 이 영화는 설 연휴 동안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개봉 11일 만인 22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천재와 허당 캐릭터를 오가는 김명민·오달수 콤비의 코믹 호흡이 가족 단위 관객에게 통했다는 평이다. 여주인공 이연희의 미모도 관객몰이에 한몫했다.

특히 조악사로 악역을 맡은 가수 조관우(사진)의 숨은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늪’ ‘꽃밭에서’ 등 숱한 히트곡을 부른 조관우는 스크린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관객들은 조악사가 등장하면 처음엔 “어∼낯익은 얼굴인데 누구지?”라고 궁금해하다가 나중에 조관우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는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히사코(이연희)의 기방에서 눈 먼 악사로 나오는 조관우는 시종일관 어수룩하면서도 먹을 것만 밝히는 모습으로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의 구박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본색을 드러내며 반전을 꾀한다. 조선 저잣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투를 튼 외모와 순진해 보이는 눈매가 매력적이지만 돌연 눈꼬리에 힘이 들어가며 ‘나쁜 놈’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관우의 연기 경력은 시트콤 ‘청담동에 살아요’(2011) 출연이 전부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석윤 감독이 이번 영화의 ‘숨은 조연’으로 캐스팅했다. 김 감독은 “오직 조관우만 할 수 있는 특유의 연기가 있다. 그 연기가 조악사의 캐릭터와 맞아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미성으로 노래를 부르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조관우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며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