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R 지수 높은 폐경여성, 동맥경화 더 잘 걸려

입력 2015-02-24 02:51 수정 2015-02-24 02:55
폐경 후 복부비만으로 허리가 엉덩이와 같거나 굵은 여성은 동맥경화에 의한 심뇌혈관질환을 누구보다 더 경계해야 한다. 국민일보DB
류혜진 교수
허리-엉덩이둘레비(WHR) 지수가 높은 폐경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WHR 지수는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값을 말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내분비내과 류혜진(사진) 교수팀이 2012년 4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폐경 전후 여성 442명의 WHR 및 체질량(BMI) 지수와 허리둘레(WC)가 죽상동맥경화증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209명은 폐경 전이었고, 나머지 233명은 이미 폐경을 한 상태였다.

연구결과 폐경 전에는 WHR 및 BMI 지수와 허리둘레가 모두 동맥경화를 촉진했지만 폐경 후 여성의 경우 WHR 지수가 특별히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 지수가 24미만으로 정상 수준이라도 WHR 지수가 높으면 경동맥 내 중막 두께(CIMT)도 두꺼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결국 폐경 후 허리-엉덩이둘레 비율이 높은 여성은 동맥경화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동맥혈관의 벽에 노폐물이 쌓이며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그 바람에 혈관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이렇게 혈관 내강이 좁아지면 심장이나 뇌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차단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류 교수는 “여성들이 폐경기에 접어들면 기초대사율이 감소하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복부 내장지방이 급격히 늘고, 둔부와 대퇴부 피하지방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폐경 여성의 죽상동맥경화 위험도를 예측하고 평가하려면 단순 체질량(BMI) 지수보다는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HR)을 분석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