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與 “靑 개편 지켜보고…” 野 “감동 없다”

입력 2015-02-18 02:26
4개 부처 개각과 관련해 정치권의 반응은 차갑다. 새누리당은 개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청와대 쇄신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면적 인사쇄신을 하라는 국민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둔 17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를 방문해 개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당과 청와대, 정부가 한 몸이라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떨어진 신뢰를 이른 시일 내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로 각각 새누리당 유일호, 유기준 의원이 내정된 데 대해 “적극 협조해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묘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해수부 장관으로 기용된 유기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으로 김 대표와 불편한 관계에 있다. 유일호·유기준 내정자 모두 내년 4월에 있을 20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연말에 사퇴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들에 대해 불출마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그래도 장관 가면 최소한 1년 이상은 있어야 안정적으로 뭔가를 이룰 수 있는데…”라며 “그 점에 대해선 본인들과 잘 상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장관 최소한 1년 이상’ 발언은 유기준 내정자가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기를 바라는 의중을 은연중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각에 대해 “의원 여섯 분이 국무위원으로 가서 당정청 간 소통이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원내대표 역시 “만약 이번에 (내각에) 간 분들이 내년 선거에 출마할 것 같으면 연말에 장관을 그만둬야 하므로 그 문제는 어떻게 할지 조금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각이 국민 눈높이에 충분하냐’는 질문에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설 연휴 이후 발표할 것이라고 들었는데, 청와대 개편까지 보고 말하겠다”며 우회적으로 인적쇄신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토부, 해수부 장관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친박계 의원을 중용하고, 통일부 장관에 청와대 비서관을 승진시켜 인재풀의 협소함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쇄신 없는 인사로는 국민에게 아무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아직도 대통령이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의 인선을 설 연휴 뒤로 미룬 데 대해 “인적쇄신의 핵심인 비서실장을 함께 발표하지 않은 것은 국민이 신뢰할 만한 인물을 고르지 않고 좌고우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금융위원장에 내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현직 금융회사 수장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게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윤해 최승욱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