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비서실장 청와대 떠난다… 朴대통령 사의 수용, 설 연휴 지나 교체

입력 2015-02-18 02:10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교체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김 실장은 설 연휴 이후 후임 비서실장이 정해질 때까지만 업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활동한다. 2013년 8월 임명 이후 18개월 만이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 실장 후임 인선과 관련해 “후임 비서실장과 특보단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적절한 시일을 택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기춘 실장은 그동안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이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인적 쇄신의 상징적 의미인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개각과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악화된 민심을 무마하기 어렵다고 보고 교체 사실만 먼저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통일부 장관에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내정하는 등 4개 부처 장관(급)에 대한 개각 인사를 단행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에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내정됐다. 박 대통령은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이런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윤 수석이 발표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 두 돌(25일)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개각으로 유기준·유일호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국회의원 2명이 추가로 입각, 친박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총리와 장관 18명 중 3분의 1인 6명이 국회의원, 정치인들로 채워졌다.

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통일연구원과 대학 통일정책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교수 출신의 통일정책 전문가다. 윤 수석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남북관계의 현안을 풀어나갈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소개했다.

유 국토부 장관 내정자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한국조세연구원장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유 해수부 장관 내정자는 해양전문 변호사 출신의 3선 의원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국회 상임위원장 등을 거쳤다. 임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정부 내 금융 관련 주요 보직 등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