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경기에도 세상은 아직 따뜻했다. 병명을 찾지 못할 만큼 희귀한 병을 앓으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던 박채원(16·사진)양을 돕기 위한 네티즌 모금운동이 결실을 이뤘다. ‘모금 비수기’라는 연초임에도 네티즌 2만2325명이 동참해 목표액 4000만원을 채우기까지 4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 다음카카오는 희망모금 코너에서 시작된 ‘희귀병에 걸린 채원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모금운동이 지난달 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진행돼 총 4000만7800원을 모았다고 17일 밝혔다. 모금운동은 한 네티즌이 채원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 국민일보 보도(2014년 11월 7일자 1·6면)를 접한 뒤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모금에 동참한 네티즌은 모두 2만2325명이다. 2497명이 1000원 이상 직접 모금에 참여해 3817만8000원을 모았다. 모금 사이트에 채원이네를 응원하는 ‘희망댓글’을 쓰거나 희망모금 사연을 카페·블로그·카카오스토리·카카오톡·페이스북 등에 공유한 경우에는 건당 100원씩 다음카카오가 후원했다. 희망댓글은 1만3667개가 달렸다. 네티즌의 작은 동참으로 쌓인 다음카카오의 후원금은 182만9800원이다.
연말을 보낸 뒤인 1∼2월은 기부 활동이 다소 수그러드는 시기다. 희망모금 사이트에서 모금하는 금액은 보통 1000만원 미만인데 목표액마저 크다보니 다음카카오는 4월 30일까지로 모금 일정을 잡았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2개월 이상 빨리 모금이 완료됐다. 모금액은 경기 어린이재단에서 채원이 병원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 사회공헌파트 박진석 차장은 “채원이 모금액은 대형 캠페인을 제외하고 최근 1년안에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큰 금액”이라며 “많은 분의 동참으로 빨리 목표액을 달성해 우리 사회의 식지 않은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원이는 얼마 전부터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호전과 악화를 오가다 최근 들어 다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채원이 어머니 유정애씨는 “병원비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모금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채원이를 위해 응원해주시고 후원해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희망의 설 선물… 희귀병 채원이 돕기 모금 4000만원 훌쩍
입력 2015-02-18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