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난방 못하는 가정에 사랑의 온기를”… 태양광 컨설팅 ㈜이든스토리 권오현 대표

입력 2015-02-23 02:52
권오현 ㈜이든스토리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회사 연구실에서 ‘희망 해줌 캠페인’ 문패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원래 나눔은 회사가 성장하면 하려고 했는데, 적게나마 지금 여력이 생겨 바로 시작했어요. 기업에게 사회공헌은 의무이자 책임이니까요.”

온라인을 통해 태양광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 ㈜이든스토리 대표인 권오현(32)씨의 ‘나눔 철학’이다. 2012년 9월 회사를 창업한 권 대표는 첫 매출액 50만원을 시민단체인 ‘환경재단’의 개발도상국 태양광 랜턴 사업에 전액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수익이 생길 때마다 환경보호나 소외 이웃 지원 사업 등에 후원했다. 지난달엔 사업 특성을 살려 한국해비타트의 ‘빈곤 가정 집고치기’ 캠페인 대상인 두 가정에게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지난해 겨울철 난방비를 낼 수 없어 자살한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직원들과 회사가 ‘에너지 빈곤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는데, 이때 나온 제안이 태양광 발전시설로 소외 이웃의 난방비 부담을 덜자는 거였죠.”

태양광 발전시설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누진세 부담을 덜어줘 겨울철 전기세가 부담스러운 소외 이웃도 마음껏 난방 기구를 쓸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이 태양광 설비 및 설치비용을 모두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궁리 끝에 권씨와 직원들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기법을 활용해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회사는 ‘희망 해줌 프로젝트’란 이름을 내걸고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모금 활동을 펼쳤다. 모금 목표액은 850만원. 목표 금액 절반을 회사가 채우고 나머지는 대중 후원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기간 내 목표액은 채우지 못했지만 다행히 회사를 돕겠다는 손길이 캠페인 이후에도 이어졌다. 태양광 시설 제조업체가 태양광 모듈을 후원하거나 공사비용을 지원해 주기로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도움에 힘입어 회사는 지난달 한국해비타트가 선정한 충남 논산과 경기도 파주의 빈곤 가정에게 각각 3㎾ 가정용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권씨는 앞으로 흑자가 날 때마다 전 직원 8명과 계속 나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생 벤처기업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는 데 직원들의 반발은 없을까. “회사 구성원들 모두 나눔 가치를 공유해서 큰 어려움은 없어요. 회사 설립 멤버가 다 포항 한동대 출신인데 모두 교회에 십일조 내듯 수익 10%를 사회에 공헌하자는 데 동의했거든요. 그런데 매년 수익 내기가 쉽지 않더군요(웃음).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눔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해요.”

회사는 창업 이래 최초로 지난해 ‘연 수익 10% 사회공헌’ 약속을 실천했다. 권씨는 “회사 이름에서 ‘이든’은 영어로는 ‘에덴’, 순 우리말로는 ‘착하고 어질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이름처럼 ‘착한 가치’를 계속 공유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