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인준안 통과] 與 반란표 최소 7표… 李 찬성률 역대 두번째로 낮아

입력 2015-02-17 03:43 수정 2015-02-17 08:50
여야 국회의원들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한 표결 투표를 위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유투표 결정에 따라 예상 밖으로 순조롭게 투표가 진행됐다. 김지훈 기자
여야는 16일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 투표 결과에서 드러난 표심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전체 158명 의원 중 이 총리와 구속수감 중인 두 명의 의원을 제외한 15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적 130명 가운데 해외 출장 중인 의원 등을 뺀 124명이 표결에 나섰다. 여기에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정의당 소속 5명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새누리당은 개표 결과 찬성이 148표로 나오자 잠시 술렁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에서 무효표를 포함해 최소 7표의 ‘반란표’가 나왔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의장과 유 의원이 원래 여당 소속임을 감안하면 반란표는 9표로 늘어난다. 가결 요건이 찬성 141표였기 때문에 8명이 추가로 이탈했다면 부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 참석 의원들은 단 한 표의 이탈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었다”며 “이는 여당의 일부 의원들도 함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표결에선 승리했지만 국민에게는 졌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은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이탈표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야당의 주장은 ‘새정치연합=전원 반대’를 전제로 할 때만 성립된다는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탈표에 대해선 정확하게 분석이 안 됐다”며 “이번엔 당론 없이 자유투표에 맡겼고,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건 당이 건강하단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 아주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총리로 임명되면 표결 결과에 대해 무겁게 생각하고 민심도 무겁게 생각하면서 총리직을 잘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17일로 예정된 개각과 관련해선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 거듭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인적쇄신을 주문했다. 김무성 대표는 “무효 처리된 5표 중 3표가 ‘가’(可)표였다고 한다”며 “(실제) 이탈표는 4표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몇몇 의원들은 정의당이 투표에 참여해 모두 반대표를 던지고, 새누리당에서 추가 이탈자가 나왔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총리 측 인사는 “야당 충청 의원들이 무효표를 던지고, 여당에선 9∼10표의 반대표가 나온 것 같다”며 “친이계의 반발 등 계파 영향이라기보다는 민심 등을 고려한 의원들의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새누리당은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고서도 “일단 통과된 게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김 대표는 이날 원내 지도부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자축 만찬을 했다.

이 총리에 대한 찬성률은 52.7%였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한동 전 총리(51.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정홍원 전 총리의 인준 당시 찬성률은 72.4%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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