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16일 결국 처리됨에 따라 청와대 개편 및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이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전에 이 후보자를 만나는 것은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 형식을 취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오후 5시40분 인준안 재가와 동시에 정홍원 총리 사표도 수리했다. 이례적인 속전속결 처리다. 개각을 마무리하고 명실상부한 집권 3년차 국정운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르면 17일 소폭 개각 단행=박 대통령은 17일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예정된 국무회의 시간을 한 시간 늦춰가면서까지 총리 공식 임명을 서두른다는 것은 설 연휴 이전에 개각을 마무리짓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뜻이라는 시각이 많다.
결국 이 총리 후보자가 후보자 꼬리를 떼고 신임 총리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각료 제청 협의 절차 후 개각 발표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모양새라고 청와대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새 총리가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개각을 계속 미뤄왔다. 헌법의 기본 원칙 준수는 물론 새 총리와의 소통을 보여준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교체 예상 부처 장관은 3∼4개 부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석인 해양수산부 외에 통일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수부 장관에는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교체? 막판 변수가 관건=박 대통령은 개각과 동시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청와대 동시 개편’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실장 역시 이미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최근 신변 정리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박 대통령의 결단이다. 박 대통령은 김 실장 후임 인선을 놓고 장고를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전폭적 신뢰를 받아온 김 실장 후임에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아직도 고심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박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진다면 비서실장 교체 인사가 설 연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서실장 교체 여부는 100%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권 대사가 법무부 장관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어 ‘비서실장 황교안-법무부 장관 권영세’ 카드도 가능하다.
다만 박 대통령이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제3의 인사를 깜짝 발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찌됐든 김기춘과의 차별화를 위해선 소통·화합은 물론 세대교체 의미도 지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한숨돌린 靑… 개각과 동시에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할 듯
입력 2015-02-17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