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웃도어 천하’ 15년 만에 급브레이크… 매년 초고속 성장률, 작년 13%·올핸 한 자릿수 전망

입력 2015-02-17 02:10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던 아웃도어 업계가 주춤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계속된 고속 성장 흐름이 지난해 꺾이면서 업체별로 새로운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알록달록 등산복으로 대표되는 아웃도어의 캐주얼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률은 13%로 추정돼 전년(19%)에 이어 2년 연속 10%대에 머물렀다.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전 10여년 동안 해마다 20∼30%대씩 성장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기세는 아니었다. 연구소는 올해 아웃도어 업계 성장률을 한 자릿수로 예측했다.

유통가 매출 신장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은 2012년 31%, 2013년 29.5%에서 지난해에는 13.2%로 내려앉았다. 현대백화점의 신장률도 2012년 32.5%, 2013년 24.8%에서 지난해에는 6.8%로 대폭 낮아졌다. 객단가 높은 헤비다운 재킷 등 겨울 상품 판매가 특히 부진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은 8.2%로 지난해 전체 신장률을 밑돌았다.

업계는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잇따라 진행했다. 신제품 할인 판매시기를 앞당기고 세일 대상을 전 품목으로 확대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재고 제품 판매가 신제품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확산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할 때 정체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매출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소비 부진과 따뜻한 겨울 영향도 있지만 시장 자체가 성숙기로 접어든 구조적 영향이 크다.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브랜드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다른 의류 브랜드도 아웃도어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소비자들도 등산복 위주 제품에 점차 식상함을 느끼면서 ‘도심형 아웃도어’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라이프스타일을 부각시킨 빈폴 아웃도어, 코오롱스포츠, 디스커버리 등의 제품이 선전했다. 이들 브랜드는 올해도 관련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면세점이나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경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올해 아웃도어 업계는 라이프스타일 라인 강화와 함께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의 진출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