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애호가 박규성(44)씨는 최근 마리아 칼라스의 음원을 질감과 밀도까지 느낄 수 있는 고음질로 들을 수 있게 됐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CD로는 구현할 수 없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말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만규(72)씨는 아들이 사 준 ‘효도라디오’가 효자라고 칭찬한다. 트로트곡 2000곡이 들어 있는데다 조작도 어렵지 않아 외출할 때 필수품이다.
나씨와 박씨를 동시에 만족시켜준 것은 우표 크기의 플래시 메모리 SD(Secure Digital)카드다. 과거 LP에서 카세트테이프, CD, 디지털로 이어지던 음원 유통 방식에 SD카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그루버스는 워너뮤직코리아와 함께 마리아 칼라스의 스튜디오 레코팅 리마스터 전집(39개 앨범)을 고음질 음원 MQS(Mastering Quality Sound)로 만들어 출시했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풍월당에서 진행한 청음회에선 칼라스가 부른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를 CD 음원과 고음질 음원으로 모두 들을 수 있었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두 음원의 차이가 극명하게 느껴졌다.
MP3나 CD에 담긴 음원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마스터 원본의 데이터를 압축한 것이다. 마스터 원본 데이터 용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MP3나 CD에 담으려면 미세한 소리나 고음역의 일정 부분을 없애 재생 주파수 대역폭을 줄여야 했다. 반면 24bit/96kHz의 고음질 음원은 CD(16bit/44㎑) 보다 정보량을 많이 처리할 수 있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다.
최윤구 클래식음악 평론가는 17일 “CD에 반질반질 닦여진 칼라스의 음성이 담겼다면 SD에는 칼라스의 억센 음성이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SD카드가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경진 그루버스 이사는 “워너뮤직,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등 음원 직배사와 계약을 맺고 그 수를 차차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SD카드를 휴대성이 편리한 음원 저장장치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 복제 시장을 키웠다는 오명을 쓴 효도라디오가 대표적이다. SD카드 용량에 따라 1000∼5000곡을 담을 수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스튜디오 원음 재생 ‘SD카드’가 답이다… MP3나 CD에서는 상상도 못할 24bit/96kHz 음질 그대로 저장
입력 2015-02-18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