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떡국 나눔’… 굴뚝 농성 노동자 위로

입력 2015-02-17 02:36 수정 2015-02-17 16:07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앞줄 왼쪽 두 번째)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리해고 폐지를 위한 기도회’ 참석자들이 16일 경기도 평택 쌍용차 본사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16일 정오 경기도 평택 동삭로 쌍용자동차 본사 앞에서 떡국잔치가 열렸다. 60여명의 크리스천들과 20여명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천막농성장 옆에 마련된 노란 ‘밥차’에서 떡국을 받았다. 굵은 빗줄기를 피해 가로 15m, 세로 5m의 좁은 천막에 모인 이들은 한 식구처럼 옹기종기 둘러앉아 떡국을 나누고 모처럼 웃음꽃을 피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이곳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리해고 폐지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쌍용차 공장 굴뚝 위에서 설 명절을 맞이할 해고 노동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떡국을 대접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장병기 목사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곳에, 그리고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리해고가 사라지는 날을 희망하는 이곳에 주님께서 임재해 달라”며 기도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목사는 “돈보다 인간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며 “해고 노동자들이 조건 없이 복직돼 6년간의 싸움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인간 중심의 나라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재성 사관은 ‘감당할 수 있는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사관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감당할 만한 시련을 주신다”며 “고난의 현장에서도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예비하시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독교인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관용의 정신’이 널리 퍼지는 때가 오길 기도할 것”이라며 “관용의 정신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모두가 듣고 공감한다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굴뚝 위에서 농성 중인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손을 흔들며 NCCK의 방문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김 사무국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저희들을 위해 해고 이후 6년간 함께해주고 설 명절을 앞두고 이곳을 찾아와 노동자들을 위해 떡국까지 마련해 줘서 정말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평택=글·사진 진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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