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양금희 교수, 예수님 고난·죽음 기리는 사순절 등 기독교 절기 가정-교회 연계해 되살려야

입력 2015-02-17 02:51

“가정과 교회가 연계해 퇴색한 기독교 절기의 의미를 회복시켜야 한다.”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이 사순절을 기념해 최근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개최한 ‘사순절·부활절 강습회’에서 장신대 기독교교육과 양금희(사진)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사순절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제정됐으며 금식과 기도 등 엄격한 자기통제를 하며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절기다. 재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주일 전날까지 40일 동안을 지킨다. 올해 사순절은 18일부터 4월 4일까지다.

양 교수는 “성경에는 ‘40’이라는 숫자와 관련한 사건이 많이 등장하는데 노아의 홍수 때는 밤낮으로 40일간 비가 내렸고(창 7:4),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동안 거친 광야에서 생활했으며(민 14:33),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40일간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다(마 4:1∼2)”며 “이렇듯 40은 고난과 시련, 인내를 상징하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순절은 예수를 믿는 성도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고난의 길에 동참한다는 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면서 신앙의 성장을 구하고 회개를 하는 영적 훈련의 시기”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최근 사순절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양 교수는 “제정 이후 사순절은 엄격하게 지켜졌지만 점차 금욕생활보다는 예수가 겪었던 고난을 생각하며 경건훈련에 치중하는 쪽으로 성향이 변했고 현대에 들어서는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림절에서 사순절, 부활절, 오순절로 이어지는 교회 절기는 명목만 남아 의미가 퇴색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기독교의 절기를 지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해마다 재현하고 기억하면서 크리스천들이 기독교의 전통과 친숙하게 하고 신앙과 정체성을 형성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기독교 절기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절기를 통해 학습자가 신앙을 형성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양 교수는 절기교육의 초점을 ‘이야기와 예전(禮典)’ ‘공동체’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절기는 예수의 탄생과 수난, 부활과 성령의 강림 등 순차적으로 일어난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제정된 것이기에 이를 이야기 형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다”며 “예전은 각 절기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심어주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을 흔히 생각하는 예배나 성찬식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며 “대림절에 가정에서 촛불을 하나 켜는 것, 사순절에 가족이 함께하는 기도나 금식, 종려주일에 부모와 자녀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라고 외치는 것 모두 절기에 할 수 있는 예전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절기는 기성세대와 다음세대를 연결할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가정과 교회가 연계해 절기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