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달 표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밤과 낮의 300도 기온차를 견뎌내는 국산 달 탐사 로버(rover·차량형 로봇)의 기술검증모델이 공개됐다. 우리나라가 2020년 달 탐사를 할 때 달 표면에 착륙해 과학탐사를 하게 될 로버의 초기 모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달탐사연구사업추진단이 16일 공개한 ‘KIST 로버’는 높이 25㎝, 길이 70㎝, 폭 50㎝에 바퀴가 6개 달리고 몸체가 2개로 분리돼 고리로 연결된 소형 카트 모양이다. 6개의 바퀴와 2단 분리 몸체가 울퉁불퉁한 달 표면과의 접촉을 잘 유지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달에서는 14일 동안 밤이 계속되는데 기온이 영하 170도까지 내려간다. 이어 14일간 지속되는 낮 최고기온은 130도다. 밤낮의 기온차가 300도에 이른다. 극심한 온도차와 진공상태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관건이었다.
연구진은 모터와 제어기를 단일 몸체로 만들어 내부 열제어 시스템이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운용되게 했다. 각종 장치는 영하 170도에서는 작동할 수 없어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 핵 히터를 활용해 장비 온도를 영하 40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달에서는 진공상태가 심하고 온도가 낮아 액체 윤활유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고체 윤활제를 사용했다.
달 탐사선에 실릴 로버의 최종 무게가 20㎏이라 장비 무게(약 7㎏)를 감안해 로버 무게는 13㎏으로 만들어졌다.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퀴 6개는 항공기 소재로 쓰이는 알루미늄합금인 두랄루민으로, 몸체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만들었다. A4용지 2장 넓이의 태양전지판으로 충전한다. 30도 경사의 언덕을 올라갈 수 있고, 최대 이동속도는 초속 4㎝이다.
기술검증모델은 로버의 기본 성능을 검증하고 가장 적합한 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후 공학모델(EM)과 인증모델(QM)을 거쳐 실제로 사용될 비행모델(FM)을 만들게 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해 달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로버는 달 표면에 착륙해 지형 촬영, 지표면 광물질 분석, 표면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한국형 달 탐사 로버 나왔다… 2020년 발사 계획
입력 2015-02-17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