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가 만든 X5 맥스는 두께가 4.75㎜에 불과하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얇다. 두께를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건 디스플레이 패널 덕분이다. X5 맥스는 5.5인치 풀H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쓰고 있다. 패널 두께는 1.36㎜밖에 안 된다. 패널 두께가 얇아진 만큼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두께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의 R5도 4.85㎜의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지난해 출시된 지오니의 엘리페 S5.5와 엘리페 S5.1은 각각 5.6㎜, 5.2㎜에 불과하다. 미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 블루의 비보4, 루마니아 제조사 올뷰의 X2 소울 등도 5㎜대의 스마트폰을 내놨다. 이 제품들은 모두 AMOLED를 채택했다. 갤럭시S부터 꾸준히 AMOLED를 채택해 온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A5와 A7의 두께를 각각 6.7㎜와 6.3㎜까지 줄였다.
스마트폰이 사양 경쟁이 아닌 디자인 경쟁 흐름으로 가면서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데 유리한 AMOLED 패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AMOLED는 화소가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LCD에 사용되는 백라이트와 컬러 필터가 필요 없다. 덕분에 LCD 두께의 절반 이하로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고, 무게도 60% 수준으로 가볍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AMOLED는 두께와 무게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높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 워치는 아날로그 시계처럼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는데 LCD로는 이런 형태를 만들 수 없다. 커브드 스마트폰이나 접었다 펼 수 있는 가변형 스마트폰도 모두 AMOLED를 사용해야 만들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중소형 AM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2억1219만개에서 2018년에는 3억6790만개로 73.4%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기기용 AMOLED는 현재까지 국내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사용하는 AMOLED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AMOLED에 ‘아몰레드’라는 이름을 붙여 고유 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삼성 디스플레이는 ‘외부 고객’ 찾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도 G플렉스2, G워치R 등에 들어간 AMOLED를 생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워치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도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일부 디스플레이 업체도 AMOLED를 개발했으나 양산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상황이다.
애플 최대 하도급업체인 중국 폭스콘은 2015년까지 26억 달러를 투자해 디스플레이 공장을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애플 아이폰과 애플 워치에 들어갈 AMOLED를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얇고 가볍고 변형까지… 모바일 패널 LCD 지고 ‘AMOLED’ 뜬다
입력 2015-02-17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