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지핀 훈훈한 쪽방촌… 대한노인회 동자동서 떡국 봉사

입력 2015-02-17 02:17
이심 대한노인회장(가운데)이 16일 서울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쪽방촌 노인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이동희 기자

서울역 앞 용산구 동자동에는 대기업 로고가 새겨진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뒤편으로 가면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다닥다닥 붙은 낡은 연립주택들 안에는 쪽방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400여 가구가 외롭고 힘든 겨울을 나고 있다.

16일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선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겨울비에도 아랑곳없이 60∼80대 노인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대한노인회는 오전 11시부터 설맞이 행사로 쪽방촌 노인들에게 떡국을 대접했다.

행사가 시작되려면 1시간이나 남았는데 미리 준비한 의자 350개의 절반이 채워졌다. 오전 11시30분 대한노인회 임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45명이 약 300인분 떡국을 나눠 담자 공원 안은 구수한 음식 냄새로 가득 찼다. 대한노인회에서 설 선물로 겨울내의, 양말, 떡 1봉지, 귤 2개 등을 건네자 노인들은 환하게 웃었다. 쪽방촌에서 18년째 살고 있다는 최모(78)씨는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들이라 쪽방 월세 13만원에 이것저것 내고나면 밥을 거르는 때도 많다”며 “이번에도 어려운 사람들 잊지 않고 신경써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쪽방촌 노인들을 찾아 훈훈한 정을 나누고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대한노인회는 2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명절 떡국 나눔행사를 열고 있다.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은 “이 자리에 오신 노인 분들 모두 추운 겨울이 지나고 곧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건강을 꼭 유지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