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현재 카지노가 17곳 있다. 1호는 1967년에 문을 연 인천의 올림포스호텔 카지노다. 이 카지노는 인천항에 정박한 외국인 선원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어 68년 워커힐호텔 카지노가 생긴 이후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주, 경주 등 주요 관광지 호텔에 잇따라 개설됐다.
우리나라 카지노 역사는 2000년 10월 강원랜드가 준공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강원랜드는 내국인 출입이 처음으로 허용된 이른바 ‘오픈 카지노’다. 내국인 효과는 엄청났다. 2013년 강원랜드 매출액은 1조2790억원이다.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 전체 매출(1조3684억원)과 맞먹는다. 강원도 산골에 위치한 지리적 약점까지 감안하면 내국인 출입 여부가 카지노 영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와 최근 중국 정부의 카지노 모객 규제 영향으로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등의 카지노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와중에 세계적 카지노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 한국이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홍콩 주대복그룹은 부산과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를 추진 중이다. 이와 별도로 영종도와 제주도에는 모두 3곳의 카지노 건립이 예정돼 있다. 또 정부는 지난 1월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카지노 2곳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카지노 르네상스’가 한국에서 구가되고 있다.
카지노 자본이 한국을 노리는 이유는 단 하나. 노다지로 생각하는 ‘오픈 카지노’ 때문이다. 국내법상 강원랜드를 제외한 국내 카지노에는 2025년까지 내국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 카지노 기업들은 투자유치를 명분으로 법률 개정을 압박하는 듯 하다. 마침 서병수 부산시장이 화답했다. 서 시장은 지난 13일 부산에 샌즈그룹의 카지노를 유치하겠다면서 내국인 출입이 허용돼야 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카지노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78조원이다. 서 시장이 이 사실을 아는지 궁금하다.
정진영 논설위원 jyjung@kmib.co.kr
[한마당-정진영] 오픈 카지노
입력 2015-02-17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