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해 내수경기 침체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투자액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채용 인원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1만5800명으로 확정했다. 유통 및 서비스산업의 경우 고용유발 효과가 커 올해 롯데 전체의 직간접 고용인력은 35만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경기 불황으로 주요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의 파격적인 행보는 눈길을 끈다. 이는 지속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가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공격적 경영 의지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 “미래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신 회장은 최근 정책본부 주요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업종이 유통이라 내수 침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줄이고 수세적으로 대응하면 앞으로 그룹의 성장엔진 자체가 식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정부 정책에 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 롯데그룹 측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유통업 출점 규제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통 부문 신성장 동력인 옴니채널 구축에 투자=사업부문별 투자 규모는 유통 3조4000억원, 중화학·건설 1조5000억원, 식품 1조원, 관광·서비스 1조1000억원, 기타 5000억원 등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아울렛·마트 등 신규점 개장과 함께 롯데가 유통부문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옴니(유통)채널’ 구축에 투자가 집중된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싼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한 서비스로, 이미 글로벌 유통업계가 앞 다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화학·건설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원료 다변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키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저가의 셰일가스 기반 에탄크래커(에틸렌 제조 원료) 플랜트 건설에 착수한다.
총 투자비 3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롯데월드타워·몰 건설(2016년 말 완공 목표) 사업에도 지속적 투자가 진행된다.
식품 부문에서는 웰빙·프리미엄 제품 개발, 클라우드 맥주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가 이뤄진다. 관광서비스 부문에서는 롯데호텔이 올해 상반기 롯데 시티호텔 울산을 개관하고, 10월과 12월에는 각각 롯데 시티호텔 명동,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의 문을 연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롯데 올 사상최대 투자… 성장 동력 확보 승부수
입력 2015-02-16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