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정유 4사 중 ‘나홀로 흑자’ 현대오일뱅크의 비결은?

입력 2015-02-16 02:28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낸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정유사업 부문에서만 SK이노베이션 9919억원, GS칼텍스 9726억원, 에쓰오일 6987억원 등 엄청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만 홀로 19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사업이나 윤활유사업도 하지 않고 정유사업만 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흑자를 낸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회계장부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많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유가를 예측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확인한 다음에 움직였다”며 “몸집이 작다보니 스폿으로 대응하는 물량을 늘리고 재고를 크게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기간 재고 물량을 평소보다 30% 적게 관리했고, 공장 가동률도 낮게 유지했다. 유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아울러 업계 최고 수준인 고도화 설비를 풀가동 하는 한편,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경제성과 생산수율이 좋은 남미·북해산 원유 등 중질유를 도입해 마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우리가 거둔 성과는 한 푼이라도 아끼고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정유업계 전체가 힘든 상황에서 혼자 잘했다고 자랑할 수도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