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김기춘 비서실장에 이은 박근혜정부 3대(代) 청와대 비서실장은 누가 될까.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두 돌을 앞두고 교체할 비서실장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 참모진의 수장이라는 의미 외에 국정 전반을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특히 박 대통령으로선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선 쇄신 의지는 물론 강한 추진력과 정무감각, 조율 능력까지 겸비한 인사를 찾아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특히 박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밀고나갈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 실장은 조직장악력과 업무조율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나친 보안의식과 상명하복식 스타일로 박근혜정부 내 ‘불통(不通)’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박 대통령이 이미 꺼내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카드는 검증 과정에서 여러 잡음과 구설에 올라 벌써부터 쇄신 의미가 퇴색했다. 그런 만큼 국정동력 회복과 소통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 박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박 대통령은 누구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든 앞으론 소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런 맥락에서 설 연휴 이후 소통 극대화를 위한 대국민 간담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2주년을 맞는 오는 25일에 앞서 일반 국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 운영 소회 등을 밝히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타운홀 미팅’이 이뤄질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여러 형식을 놓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군 중 우선 거론되는 인사는 권영세 주중 대사다. 그는 2012년 총선에서 사무총장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하고 같은 해 대선 캠프에서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3선 의원 출신에 5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김 실장과의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박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권 대사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 의원 출신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현경대 수석부의장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의 원로 지지 모임인 ‘7인회’ 멤버이지만 친박 색채가 너무 뚜렷하고 김 실장과 같은 76세의 고령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장 연임을 고사한 한덕수(66) 회장도 물망에 오른다. 그는 호남 출신에다 참여정부 시절 총리까지 지낸 인사다.
허남식(66) 전 부산시장, 김병호(72) 언론진흥재단 이사장도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황교안(58) 법무부 장관, 호남 출신의 한광옥(73) 국민대통합위원장, 새누리당 이주영(64) 의원을 후보군에 넣기도 한다. 청와대 개편 및 개각 시기는 16일 이 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안이 처리되는 것을 전제로 17일이 가장 유력하다. 16일 오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국정 가늠자’ 될 靑 비서실장… 朴, 어떤 카드 뽑을까
입력 2015-02-16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