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지난해 발행한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2012년 유방암 환자의 평균 연령은 51세이고, 40대가 전체의 약 36%(453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가 약 32%(4041명)였고, 30대 유방암 환자와 60세 이상 유방암 환자도 각각 10%와 21%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유방암의 가장 큰 특징은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30∼40대 젊은 층이 전체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최근 30대 유방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유방암 정기 검진은 30대에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송정윤 강동경희대병원 여성외과 교수는 “고지방·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률 저하, 수유 기피, 빠른 초경과 암 검진사업에 따른 유방검진의 활성화로 유방암 발견 빈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발생기전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과 출산을 하지 않은 경우 등으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오랫동안 분비될 때, 수유한 적이 없거나, 유방에 양성 종양이 생긴 적이 있을 때 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 유방암 가족력이 있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유방암 발생 빈도가 4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의 경우 25세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자가진단, 월경 후 3∼5일 최적기=유방암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가진단과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비만과 음주를 피하고 운동을 주 5회 이상 지속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 예방은 이차 예방,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이다. 조기 발견을 위해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 이후 매월 유방 자가진단,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의 유방 진찰, 40세 이후 1∼2년 간격으로 의사의 유방 진찰과 유방 촬영을 권고한 바 있다. 자가진단은 매월 월경이 끝나고 3∼5일 후이며, 이유는 이때 유방이 가장 부드럽기 때문이다. 또한 자궁제거술을 받았거나 폐경인 여성은 매월 정기적으로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 자가진단 시 유방멍울, 통증, 유두 분비, 유두의 함몰, 유방의 주름, 유두습진, 유방 피부의 변화와 같은 사항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의사와 상담 후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혹이 만져지거나 유방의 통증이 느껴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을 때는 연령에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 진단방법 중 유방촬영은 필수 기본검사다. 5㎜ 정도 크기의 종괴 발견이 가능하며 90∼95%의 정확성을 보이고, 촉지 되지 않은 유방암을 발견하는데 가장 예민한 검사다. 이는 조기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에 지방조직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치밀유방 소견이 많아 유방촬영과 함께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유방암 수술 전 병기 결정이나 전이여부, 상피내암이나 다발성 병변 진단 등을 할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한다.
◇유방재건수술로 삶의 질 향상=유방암 치료는 발생연령, 병기, 암의 병리학적 특성, 환자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한다. 수술 치료는 부분절제수술(유방보존수술)과 전체절제수술로 구분된다. 최근 수술 후 림프부종 등의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겨드랑이 감시 림프절 생검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기도 한다. 수술 전 선행 항암화학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여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는 치료도 많이 시행된다. 이와 함께 유방 전체절제수술을 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방재건수술을 적극 시도해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의하면 2000년 한 해 99건이었던 유방재건수술이 2012년에는 910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송정윤 교수는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 유방암의 경우, 증상이 발견된 후 진단된 유방암에 비해 좀 더 좋은 예후 인자를 가진 경우가 많다”며 “이는 사망률 또한 낮추기 때문에 유방암 검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암과의 동행] 30∼40대 환자가 40%… 젊은층도 불안
입력 2015-02-16 02:10